'월간 집' 정소민 서면 인터뷰 / 사진: 블러썸 제공
현실에 발붙인 소재로 전 세대 공감을 이끌어낸 '월간 집'. 작품을 이끈 정소민은 돈 앞에, 집 앞에 작아지는 청춘의 면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자극적인 소재와 악인 없이, 캐릭터의 성장사와 로맨스를 담아낸 '월간 집' 종영 후, 작품의 주역 정소민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가 많은 가운데, '월간 집'은 코믹과 성장, 힐링을 곁들여 2030 세대의 눈길을 끌었다. 작품 속 '나영원' 캐릭터처럼 청춘의 한편을 지나고 있는 정소민은 작품의 신선한 소재와 캐릭터의 매력에 끌렸다.
"시놉시스를 처음 읽었을 때,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로맨스'라는 주제가 적혀있었는데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집에 관한 각자의 고충을 지닌 인물들에게 하나하나 공감이 갔었고, 특히 제가 맡은 '나영원'은 고군분투 열심히 사는 모습은 물론,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따뜻함이 배어있는 친구라 더욱 애정이 갔던 것 같아요"
나영원은 극 초반부터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가 하면, 새 집주인을 이직한 회사에서 마주하는 등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때로는 짠내를, 때로는 코믹적인 요소까지 곁들여 공감을 이끌어낸 정소민이다.
"영원이는 상황이나, 성격적인 부분에서 짠내나고 안쓰러운 캐릭터이긴 하지만, 또 한 켠으로는 밝고 씩씩하고, 어딘가 어설픔에서 오는 매력이 많은 친구였어요"
"다행스럽게도 시청자분들께서 이런 부분들을 귀엽고 친근하게 봐주셔서 더 좋았고, 이리저리 치이는 영원이지만 10년차 에디터로서 일할 때만큼은 빈틈없고 멋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어요"
특히 극 중 김지석이 연기한 '자성'에게 수육 봉투를 던지는 신이나 과음 후 술주정을 부리는 신까지, 정소민은 몸을 아끼지 않는 코믹 신을 소화했다.
"수육 신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데요. 봉지를 돌리는 손목의 스냅과 원심력을 이용해서 잘 던져야 했거든요. 서로 어떻게 던지면 좋을지 자세나 던지는 방향, 구도를 체크해가면서 촬영했는데 나름 액션이 필요한 신이라 합을 잘 맞춰갔던 것 같아요. 방송으로 보니 더 재미있게 코믹하게 담겨서 뿌듯하더라고요. 평소에는 잘 안 쓰던 근육을 써서 나중에는 살짝 손목이 아팠다는 후문입니다. (웃음)"
'월간 집'은 누구 하나 튀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강렬한 포인트가 있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캐릭터의 시너지가 좋았다. 배우들의 현실 케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석 오빠와는 8년 전에 단막극을 통해 만났는데요. 그때는 그냥 같이 일하는 좋은 동료 배우였는데, 지금은 절친 같은 느낌이에요. 매 촬영이 즐거웠지만, 촬영과는 별개로 지석 오빠가 의도치 않게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몸 개그(?)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럴 때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채정안 언니와의 케미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였어요. 극 중 영원, 의주보다도 더 서로 애틋함이 큰 것 같아요. 촬영하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서로를 보면서 힘냈던 시간이 참 많아요. 언니가 정말 밝고 유쾌해서 현장의 비타민이었거든요. 촬영은 4월에 끝났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정말 자주 연락하고 지내요. 매일 보다가 자주 못 보니까 엄청 그리워요"
영원은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김지석이 연기한 시니컬한 '자성'과, 순애보 짝사랑을 보여준 '겸'(정건주)과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두 남자는 영원에게 극과 극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에 시청자 역시 남주파와 서브남주파로 나뉘어 러브라인을 응원했다.
촬영을 마친 후, 시청자 모드로 작품을 만난 정소민은 두 캐릭터 중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쪽이 누구인지 묻자, 이상적인 대답을 내놨다.
"극 중 두 사람 모두 각자 다른 색깔과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딱 한 사람을 선택하기가 힘들 것 같고, 자성의 매력과 겸이의 매력을 반반 섞이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저의 욕심일까요? (웃음)"
특히 작품 활동 중에도 틈틈히 유튜브 채널 '쏨데이'를 운영해온 정소민이다. 사람 정소민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중이다. 바쁜 와중에도 모든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며 유튜버 정소민으로서도 열일하고 있는 그다.
"일상 브이로그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구상 없이 여유 있을 때마다 카메라를 꺼내서 직접 찍어요.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고자 계획 중이에요!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구독자분들이나 팬분들이 원하시는 것들을 잘 버무려서 기획 중에 있습니다"
현실에선 '조카 바보'로도 활약하고 있는 정소민. 유튜브를 통해 작고 소중한 조카와의 일상을 공개하며 많은 랜선 이모, 삼촌을 양산하기도 했다. 조카와의 일상을 자주 올려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정소민은 '조카 바보'다운 답변을 남겼다.
"조카가 점점 말문이 트여서 의사표현도 훨씬 명확해지고 단어가 하나하나 늘어가고 있어요. 귀여움도 같이 늘어가고 있고요. 이 귀여움을 다 담고 싶은 욕심을 부리다 보니까 조카와 함께한 일상 브이로그 업로드가 자꾸 늦어지네요(웃음)"
정소민은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다.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라디오 DJ, 아이 돌봄 예능도 좋아하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원동력은 늘 같아요. 연기를 하는 그 시간이 좋은거요. 물론 늘 좋기만 하진 않아요. 고민과 스트레스로 힘들 때도,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고충이 분명 있어요. 그런데 그게 좋아하는 마음은 뛰어넘지 못하나봐요. 그래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