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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3국 신진작가 특별전 국내 첫 전시

박수민 기자 ㅣ adio2848@chosun.com
등록 2021.08.10 11:19

발트 3국 특별전


발트 3국 그룹전이 오는 7월30일부터 9월4일까지 아트코너H에서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햇빛담요’의 주도하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발트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4명의 작가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발트 국가 특유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리투아니아 루벤 아트파운데이션(Lewben Art Foundation)의 전폭적인 지지와 2009년 이래 발트 3국의 주요한 예술행사로 자리잡아 유럽 신진작가들의 회화 연대기로 평가받는 ‘Young Painter Prize’에서 입상한 네 명 작가는 그들의 작품 속에서 발트 국가 특유의 몽환적이고 묘한 신비스러움을 표출하는 동시에 다양한 주제를 나름의 분위기와 방식으로 선보인다.


- ‘이바 트린쿠나이테(leva Trinkunaite)’


그녀의 작품에는 거의 동물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2020년 개인전 ‘Instict(본능)’ 프로젝트에서 작가는 인간과 동물의 생태계적 위치 불평등을 다뤘다. 인간의 문명이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유입되고, 동물들은 그들의 세계에서 인간을 직면한다. 더 이상 동물들은 야생에 있지 않고, 인간에 의해 변화되는 생활환경에 적응하도록 강요받는다.(피동) 하지만 동물들의 시선은 우울하거나 날카롭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고 부드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작가는 블랙 색채를 사용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듯한데 작품을 직접 보게 된다면 당신은 아마도 온도가 다른 블랙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거칠고 강렬한 터치 속에 한계를 모르고 분출되는 야생성과 생명력은 작가의 대형 작품들에서 더욱더 강하게 드러난다.


- ‘산드라 스트렐(Sandra Strele)’


프레임화 되어 있는 도시의 모습 혹은 자연의 풍경은 정적이지만 고독하지 않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시간이 멈춰버린 찰나의 순간을 표현했다면, 작가의 작품은 슬로우 모션 같은 이미지이다. 마치 트래버스의 소설 메리 포핀스에서 아이들을 그림 속으로 데려가 그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장소들을 돌아다녔듯이, 작가는 무한한 자유의 공간을 프레임 속에 살짝만 드러내어 놓고 당신에게 얼른 들어와서 구경해보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Exhibitions that Never Happened’(실현되지 못한 전시) 연작은 갤러리나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 위로 인간의 형상과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배치해 역동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인간의 고립을 전달한다.


- 이글 놀쿠테(Egle Norkute)


작가는 작품을 통해 미술사와 신화, 유적지, 현대 미디어의 맥락을 고찰하며, 예술작품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혼란스러운 현대적 상황에 어울리는 모티브, 주제, 이미지를 혼합하거나 레이어링하여 예상치 못한 의미적 연계를 만들어낸다. 특히, 작품들은 해체된 퍼즐이나 매뉴얼 없이 조립된 물체를 연상케 하며, 썩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그림들은 공통의 논리를 거스르는 초현실적인 상황에 맞서는 작가의 상황을 대변한다.


- 알렉세이 골딘(Alexei Gordin)


회화, 그림, 사진, 비디오, 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허무주의에 기반해 매력적이지만 허영끼 가득하고 엘리트주의가 팽배한 현대 미술계의 냉혹한 현실을 비판한다. 작가의 작품은 마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말풍선으로 표현되는 고독하고 쓸쓸한 독백은 가벼운 죠크로 시작해 이내 소외되고 낙후된 빈민가와 산업환경, 지배층과 피지배층, 저속한 농담 등 다소 불편한 주제로 끌고 가지만 작가만의 방식으로 불쾌하거나 우울하지않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신화와 전설의 땅에서 자라 주류 유럽과 다른 발트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4인의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발트 3국 현대미술이 형성하고 있는 독특한 정서와 신비한 매력이 넘치는 예술세계를 탐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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