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신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필두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낚시의 신’ 야구 게임 라인업 등 글로벌 게임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고루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전체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으며, 그 중 북미∙유럽에서 50%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대표작 ‘서머너즈 워’는 전체 90% 매출이 해외에서 나올 만큼 시장을 넓게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화권 등 아시아와 북남미∙유럽을 포함한 웨스턴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수 등을 50:50의 비율로 고르게 양분한다.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세계 e스포츠도 두터운 글로벌 유저풀을 기반으로 한다. 4월 출시된 ‘백년전쟁’ 역시 북미 25%, 유럽 27% 등 절반 이상 매출을 서구권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 해에는 독일 게임사 아웃 오브 더 파크 디벨롭먼트(OOTP)를 인수, 해외 유수한 개발력을 흡수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을 다채롭게 공략하기 위해 북미 기반 콘텐츠 기업 스카이바운드와 협업하고 세계적 IP인 ‘워킹데드’를 모바일 게임으로 옮기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넷마블의 글로벌 시장 공략도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최근 넷마블은 세계 소셜 카지노 3위 규모의 게임사 ‘스핀엑스’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하고 시장 확장에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전체 매출의 70% 가량 해외에서 나오고 30% 이상 북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넷마블은 해외 타깃인 소셜 카지노 시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더불어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신작 등을 예고하고 하반기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 또한 지난 해 매출 77%를 해외에서 당성하는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북미∙유럽의 매출이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이 주요 타깃인 콘솔 플랫폼 매출도 11%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차기작 붉은사막도 북미·유럽 등 서구권 시장 진출을 위해 PC뿐만 아니라 콘솔 플랫폼에도 동시 론칭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다변화에 나서는 것은 중국 단일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고 다양한 시장에 시야를 넓히기 위함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자국 게임산업 압박으로 한국 게임업계가 휘청거렸다. 중국만 바라봤던 국내 게임업계가 현지 악재의 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단일시장 중국에 대한 의존 탈피와 북미∙유럽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가 더욱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중국 관영 매체 ‘경제참고보’는 게임 산업을 ‘정신적 아편’’으로 규정했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를 지적했고, 시장은 당국이 사실상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대표 게임 업체인 텐센트, 넷이즈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주가가 장중 10%까지 급락했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출렁였다. 텐센트는 미성년자 게임 접근과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새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성명을 서둘러 발표했다.
매체가 기사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하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판호 발급 제한부터 수년간 이어져온 한국 게임업계의 중국 리스크 민낯을 여실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업계가 우려해 왔던 단일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위험성, 한국 게임 산업의 현재 모습을 진단해 볼 수 있었던 계기였다”며 “각 시장의 비즈니스 상황을 보완하고 한국 게임 산업 전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아시아를 넘어 북∙남미, 유럽 등 시장을 다변화하고 해당 지역 공략을 위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반에 대한 시야를 폭넓게 넓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