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 대상 온라인 학원과 유튜브 채널 운영자 땅우쌤 한상우 대표
땅우쌤 "눈높이 공부법으로 성적 오르는 즐거움 느끼게 해주고파"
수포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학원인 '땅우수학학원' 운영과 유튜브채널 '수학하는 땅우'를 운영하고 있는 한상우 땅우쌤이 자신의 캐릭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성기자
"수포자가 되는 이유는 공부 방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수학 점수를 올리고 싶다면 공부법부터 바꾸면 됩니다."
수학포기자(수포자)를 대상으로 '땅우수학학원' 운영과 유튜브채널 '수학하는 땅우'를 운영하는 한상우(30) 씨의 말이다. "수포자도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그의 말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한상우씨는 수포자 출신 강사로 고3 수능 수학 6등급에서 다음 해 1등급을 받았다. 그는 극과 극의 등급을 받은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수학 강사로서 공부법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땅우쌤의 수업 영상은 많은 수포자들과 중위권 학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 '수학 성적을 올릴 수 있다'라는 희망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씨는 "학창시절 서울 강남 대치동으로 학원을 다녔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은 6등급이었다.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공부 좀 해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서러웠다"라며 "공부는 하는데 성적이 안 나오는 저와 같은 학생들을 위해 영상을 제작·공유하기 위해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쓴소리' 잘하는 강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수업 중에 '오답 노트 왜 만들어? 그거 만들어도 그걸로 공부 못 하잖아', '남들보다 늦었으면 남들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 '상위권 애들도 공부는 재미없다. 걔네는 참고하는 거고 너희는 못 참고 안 하니까 못하는 거다' 등의 어록을 남겼다. 사실 중·하위권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한 '충격요법'인 것이다.
그는 "사실 칭찬보다 쓴소리를 많이 한다. 자극을 주고 압박을 해야 따라온다. 마음을 굳게 먹고 수업에 참여했는데, 다시 수포자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과감하게 학원에서 자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영상이 다 쓴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입시나 인생 등에 도움이 되는 영상도 제작해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땅우쌤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문·이과 통합 수능에 관한 생각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땅우쌤이 학생들과의 수업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김동성 기자
-학창시절 수학 6등급을 받으셨다던데, 한상우씨에게 수학은 어떤 과목이었는지.
"고등학교 시절 수학만은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공부했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공부한다고 성적이 오를까?' 싶은 마음이 가장 많이 드는 과목이 수학이었다. 결국, 수능에서 6등급이 나왔고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됐다. 수학은 지금도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과목이다. 수학은 논리를 공부할 수 있는 단원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저와 같은 길을 걷지 않게 하기 위해 저도 더욱 공부하고 노력할 것이다."
-노력 끝에 수학 1등급까지 올랐다. 수학에 취미를 붙이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학원에서는 '의대 공부법'이나 '서울대 공부법', '전교 1등 공부법' 등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 수준의 공부법으로 수업이 이뤄졌다. 또 그런 제목의 문제집이 잘 팔리기도 한다. 당시 제 수준은 따라가질 못해 어렵기만 했다.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꿔 "수학 공부를 쉽게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의대, 서울대, 전교 1등이라 할 수 있는 수학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자 했다. 성적이 오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취미가 붙었다. 결국, 6등급에서 1등급이라는 큰 성적향상을 이뤄낼 수 있었다."
-수학 포기자들을 다시 책상에 앉히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수포자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가 있나.
"학생들이 학교에서 여러 과목을 배우지만 그중 오히려 성과가 빠르게 나오는 과목이 수학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를 해오고 있기 때문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땅우전략으로 공부법을 알려주면 점수가 빠르게 올라간다. 점수가 향상되는 순간부터 학생들이 점수를 올리는 재미를 찾는다. 학생이 성적을 크게 올렸을 때 만족감과 나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할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수포자 전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저도 아직까지 수학에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수학 점수를 올리는 즐거움을 느낄 때, 나도 즐겁다. 이에 수포자나 중위권 학생들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과외를 진행했다. 수업하다 보니 학생들이 늘어 집으로 찾아오게 했는데, 학생들의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떤 수업 방법이 학생들에게 효율적일까 고민을 한 끝에 온라인 수업을 떠올렸다. 2015년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탓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현재는 오프라인 때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해 성적을 더 올리고 있다. 온라인 학원의 장점은 학생이 가장 편한 곳에서 준비된 상태로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최상의 컨디션을 가지고 효율적인 시간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녹화가 쉬워 언제든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땅우쌤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김동성 기자
-땅우쌤이란 콘셉트가 학생들에게 자극을 많이 주는 있나.
"중위권 학생들이 성적이 오르려면 기존과는 다른 자극을 계속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성적대의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자극을 받기가 너무 어렵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 같고,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에서 10등 밖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학생들에게 자극되는 이야기를 해 주려고 '너희와 같이 수학을 못 하던 6등급이었는데, 지금은 공부를 잘하게 된 형이나 오빠'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저도 해 낸 방법으로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라면 잘해 낼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부 방법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땅우쌤이 타 수학 강의와 다른 점과 땅우쌤 수업을 꼭 들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만 자신 있게 말한다면 성적이 오르는 강의이기 때문이다. 저는 고3 때까지도 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지 못했다. 요즘 학생들도 수학 공부법을 잘 몰라 의미없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학원에 다닌다. 공부 방법을 몰라 방황하던 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저만의 수업 방식을 준비할 수 있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이렇게 하면 성적이 오르겠구나'하고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도 학생들 성적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 5등급 맞은 학생이 올해 6월 모의고사 92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이런 사례들은 많이 있다. 수학 강의는 성적을 올리는 수업이기 때문에 듣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 개인 카카오톡 아이디까지 공개를 했다. 학생들의 수학 공부 지도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지금도 하루에 1000통씩 쌓이는 카톡을 보면 조금 실수를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웃음) 그만큼 열심히 하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증거니 뿌듯하다. 하지만 제가 열심히 연구하고 성과를 내는 공부법을 그냥 유튜브에 올리기에는 강사로서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카톡으로 문의를 받고 있다. 유튜버로서는 멍청한 일이지만, 나의 근본은 강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생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성적 향상에 노력할 것이다. 또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맞춰 강의 내용을 짜고 부족한 기초를 가르치기 위해 시중의 모든 교재를 풀어보며 자체 강의 교재도 만들고 있다."
-땅우쌤만의 땅우전략은 무엇이며 하지 말아야 할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축구를 할 때 공이 어디 있는지만 보고 뛰어다니기만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략을 짜고, 그 전략에 맞춰 경기를 뛰어야 이길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그저 눈앞의 시험 범위만 공부하면 성적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에도 전략이 있어야 하고 그 전략을 단계별로 상세하게 영상을 찍어둔 것이 땅우전략이다. 개념 공부에 대한 정확한 방법, 문제 풀이에 대한 정확한 방법, 기출 분석에 대한 정확한 방법으로 이뤄진 전략이다. 영상으로 1시간 길이의 방대한 내용이라 이 전략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예를 들자면 바로 '답지를 보는 공부법'이다. 흔히 문제를 풀 때 혼자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고, 답지를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여겨진다. 또 그런 공부법이 정석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땅우쌤 공부법에서 중위권 학생들에게 답지를 통한 공부는 필수다. 답지에서 모르는 부분을 정확하게 공부하면 누구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다만, 답지를 정확하게 공부하는 방법은 답지를 보고 '이 문제는 이렇게 푸는 거구나'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내가 이 부분을 왜 생각을 못 했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땅우쌤이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김동성 기자
-수업을 받은 많은 학생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
"22살에 뒤늦게 대학에 가겠다고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와 거리가 멀다가, 군대에 다녀와서 정신을 차린 학생이었다. 분수·덧셈도 잘 모르는 친구였는데, 1년 동안 공부시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 다른 과목은 점수가 낮았는데, 수학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케이스다. 현재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취직했다. 당시 그 학생은 '의지가 있으면 뭐든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성적을 올리기 쉬운 학생도 기억이 난다. 그 학생은 수학은 7등급인데, 다른 과목은 전부 1등급이었다. 수학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해왔는데, 수준에 맞지 않은 의미 없는 공부로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이에 저의 공부법을 알려주고 잘못된 수학 공부 방식을 고쳐주니 쉽게 점수가 올랐고 결국 의대에 합격했다. 그 학생은 '선생님 덕분에 합격했다'면서 대성통곡했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한 학생은 놀라운 정도로 수학 점수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능 5등급이었는데, 올 4·6월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은 것이다. 제 수업을 들은지 약 130일 만이다. 이과생 중에선 최단기간에 1등급에 올라간 학생이 될 것 같다."
-영상 중에 수학 수업뿐만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재수 성공할 수 있을까', '잘못된 공부법 유튜버 저격' 등과 같이 현실적인 영상들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흔히 '강사는 강의만 잘하면 된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교육 강사의 말도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수업을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입시나 인생 등 수업 외적으로도 학생들이 들으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올해 처음 시행된다. 문과 계열 대학 지원자들이 수학에서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과 지원 학생들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가.
"문과가 불리해 진 게 아니라, 수학을 못 하는 사람이 불리해진 것이다. 문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중요도가 너무 낮았었는데, 통합 수능으로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정확하게 공부하면 수학에서 경쟁자들인 다른 문과 학생들보다 더 많은 표준점수를 가져갈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좋아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제 수업을 듣는 문과 학생들은 오히려 수학이 다른 과목의 부족한 점수를 보완하고 있다. 문과라서 불리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수학의 중요도가 높아졌으니 수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올해는 EBS 연계 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져 사교육이 더욱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BS 연계 비율이 높아진다고 사교육이 축소되거나 연계 비율이 낮아진다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말이다. EBS 연계 교재를 가장 빠르게 분석해서 핵심문항이나 유사유형을 만드는 게 사교육이기 때문이다. 연계 비율이 높아도 사교육이 줄지는 않은 것처럼, 연계 비율이 낮아진다고 해서 사교육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행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수학이라는 과목은 과목의 성격상 연계율의 의미가 더 적기 때문에 연계율에 관계 없이 할 공부를 하면 될 것 같다."
-수포자에서 수학에 취미를 붙이고 성적을 올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실 것 같다. 수포자를 위한 당부해준다면.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 유지보다 못하는 학생들을 끌어 올려주는 게 훨씬 더 보람을 느끼고 재미도 있다. 제 수업을 듣고 성적이 올랐다며 찾아오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참 뿌듯하다. 수포자 타겟의 수업을 계속할 것 같다. 우리 사회는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짚어주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이해를 못 하면 못하는 대로 그냥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렇게 성적은 바닥을 치고 흥미도 잃어 수포자가 된다. 수학 공부 방법이 잘못돼서 그런 것이다. 서울대 공부법, 전교 1등 공부법 같은 수준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다 포기하지 말고, 본인 수준에 맞는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면 성적은 오른다. 새로운 수학 공부법으로 다시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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