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화성시, 지난 13일 거리두기 위반 업소 단속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13일 오후 10시30분쯤 경기 화성시 반송동의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한 노래연습장. 이곳 입구에는 '코로나로 인한 임시 휴업'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내부도 어두워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경찰과 경기 화성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 10여명이 "열어 주지 않으면 문을 뜯어내야 한다"며 여러차례 경고를 하자 문이 열렸다.
내부로 들이닥친 단속반이 전등을 켜고 6개의 방 문을 모두 열자 이 가운데 방 두 곳에서 각각 남성 2명이, 한 곳에서는 3명이 앉아있었다.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르면 오후 10시 이후 노래연습장을 이용할 수 없고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 모여서도 안되지만 이들은 지침을 어긴 채 음주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노래연습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건 불법이지만 방 안에 놓인 테이블에는 술병과 안주가 가득 올려져 있었다.
이날 적발된 노래연습장 손님들은 방역수칙을 어긴데다 주류 판매가 금지된 업소에서 음주를 하고 있었다. 또 복도 끝 비상구에서는 도우미로 추정되는 여성 3명이 숨어 있다가 적발됐다.
그러나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단속반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은 "오후 10시가 되자마자 집에 가려고 했는데 대리운전 예약이 안돼 기다리고 있었다", "도우미와 함께 음주가무를 즐긴 건 아니다"라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일행 2명과 함께 있던 60대 남성은 "우리는 모두 백신도 맞았는데, 술을 마시다 보면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무조건 규제하는 건 너무 배려 없는 처사"라고 불평했다.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단속반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 노래연습장 업주는 "월세가 부담돼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화성시에 따르면 이 업소는 지난 5월에도 불법으로 주류를 판매하고 접대부를 고용하다 적발된 적이 있었다.
경찰은 이날 이 업소 업주, 손님, 접대부 여성 등 17명을 적발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또 업주에 대해서는 주류 판매, 도우미 제공 혐의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2주간 경찰관과 지자체 관계자 등 745명을 투입해 유흥업소가 밀집한 6개 지역(수원, 안양, 성남, 부천, 시흥, 화성)을 중심으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특별단속 첫날부터 14일까지 경찰은 총 35개 업소, 199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적발했다. 노래연습장이 25곳으로 가장 많았고 유흥업소 7곳, 단란주점 2곳, 일반 음식점 1곳 등이 단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도 불구하고 불법 영업을 하는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홀덤펍 등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며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며 "가용할 수 있는 치안력을 총동원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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