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제공
이런 글이 있었다. 아빠가 퇴근길에 사오는 치킨의 의미를 출근을 하면서 알게 됐다는 마음을 담은 글이었다. 그냥 자리를 잡고 행복할 것만 같은 과장님, 부장님이 얼마나 치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담은 드라마가 등장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속 이야기다.
23일 온라인으로 MBC 새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정재영, 문소리, 이상엽, 김가은, 그리고 최정인 PD가 참석했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한명전자를 배경으로 N년차 직장인의 생존담이 담긴다.
정재영은 22년 동안 생활 가전을 개발하다가 하루아침에 인사팀에 불시착한 베테랑 엔지니어 최반석 역을 맡았다. 그는 "실제로는 동안인데 작품을 위해 노안으로 탈바꿈했다. 그런 부분을 유심히 봐달라"라며 "연기는 다른 분들에게 안되어서, 외모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체중을 감량했다. 그는 "살은 평상시보다 2~3kg 빠졌는데, 20kg 빠진듯한 효과가 있다. 이건 영업 비밀이다. 함부로 오픈하면 안 된다"며 비밀을 지켰다. '미치지 않고서야' 속 정재영은 실제와 달리 꾀죄죄하고 우중충한 외모로 그의 애환을 외모에서부터 뿜어낸다.
문소리는 워커홀릭 인사팀장 당자영 역을 맡았다. 그는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려는 강한 욕망을 가진 인물인데 앞길에 최반석(정재영)이라는 걸림돌이 나타났고, 전 남편 한세권(이상엽)과도 웬수처럼 잘 지내고 있다. 이들과 하하호호 한 적이 없다. 액션만 하면 으르렁, 티격태격 하느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미치지 않고서야'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공감"이라고 전했다. 문소리는 "중년 직장인들, 부장님, 과장님은 자리 잘잡아서 행복할 줄 알았는데 얼마나 치열하게 버티고 있는지 그 이야기가 스펙타클하게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정재영 선배님과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가 엑스 와이프지만 언제 이상엽과 부부 역할을 하겠나"라고 함께하는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이상엽은 승진가도를 달리는 최연소 개발1팀 팀장 한세권 역을 맡았다. 그는 "문소리의 전남편, 김가은의 현남친 역할이다. 정재영의 상사 개념으로 가장 시비를 많이 거는 인물이다"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전했다. 가장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캐릭터지만 그 속에도 애환이 있음을 덧붙이면서다.
김가은은 한세권(이상엽)과 비밀연애 중인 인기 원탑 상품기획팀 선임 서나리 역을 맡았다. 그는 "정재영 선배님께서 '아예 무지개를 컨셉으로 해라'라고 하실 정도로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제가 평소 입어보지 않았던 스타일링을 해보려고 했다"며 과감한 지점을 예고했다.
이상엽과 김가은은 극 중 비밀 사내연애를 한다. 김가은은 "타 방송사에서 뵈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워낙 유쾌하시고, 상대를 편하게 해주시는 배려가 많다. 덕분에 편하게 하다보니 세권-나리가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최정인 PD는 '미치지 않고서야'에 대해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이 계신 연기 맛집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김남희, 차청화 배우가 남매로 나온다. 그 둘의 케미가 정말 좋다. 그리고 안내상, 박원상, 정재영 등 선배님들이 몰려다니시는 모습이 제가 회사에서 뵈었던 부장님들의 모습이다. 배우들을 보는 재미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문소리는 '미치지 않고서야'에 대해 "눈뜨면 출근하고, 녹초가 돼 퇴근하는 이들, 삶의 애환에 진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인 PD 역시 딱 하나 '미치지 않고서야'에 담고 싶은 지점을 전했다. 그는 "연출하는 입장에서 많은 드라마에서 미화되거나 단면적인 인간 군상을 그리곤 하지만, 저희 드라마는 진짜같은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은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자신을 보였다.
한편, 삶의 애환과 위로를 전할 MBC 새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는 오늘(23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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