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제맥주 시장 규모 1180억 전년비 2배가까이 성장
오비맥주, 수제맥주 전문가와 합작…이천공장 설비 활용
롯데칠성음표, 수제맥주 돌풍 주역 '곰표맥주' 등 OEM 활발
편의점에 진열된 국산 수제맥주/BGF리테일 제공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주류업계가 불붙은 '수제맥주'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올 여름 '맥주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7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국내 유명 수제맥주 업체들과 일찌감치 손을 잡고 마케팅이 한창이다.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를 만들고 시장공략에 나섰다. 다만, 주류업계 2위인 하이트진로는 아직 수제맥주 시장 보다는 돌풍을 일으킨 테라 등 자체브랜드를 더욱 키우는 분위기이다.
맥주업계가 수제맥주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경은 코로나로 유흥 시장은 침체됐으나 가정용 주류 시장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용 시장에서 수제맥주의 인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8년 600억원대 였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수제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4%에서 3%로 커졌다. 또한, 향후 5년간 연평균 30% 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주문자위탁생산(OEM)이 허용됐고 원료 가격이나 도수와 무관하게 출고량 기준으로 매겨지는 '종량세'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종 업체간 수제맥주 '펀(FUN)' 마케팅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수제맥주 시장 성장에 작용하고 있다.
오비맥주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KBC' 로고/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지난 1일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새롭게 선보이고 국내 편의점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새로운 수제맥주 협업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비맥주 신사업팀인 '크래프트 & 스페셜티즈'팀은 'KBC' 브랜드 아래 다양한 협업 수제맥주를 개발하고 국내 수제맥주 시장 내 제품 다양성 확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KBC는 대한민국 1위 맥주회사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공장 수제맥주 전문 설비 등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제맥주 전문가들과 합작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다양한 이종 브랜드 및 수제맥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맥주 이상의 소비자 가치를 제공해 국내 수제맥주 카테고리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품귀현상까지 일으켰던 곰표 맥주를 고르고 있다./BGF리테일 제공
일찌 감치 수제맥주 회사들과 손잡은 롯데칠성음료는충북 충주시 제1공장에서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 등 수제맥주 업체들의 OEM을 진행하고 있다. 출시 1년만에 누적 판매 500만개를 돌파하며 품귀현상까지 일으켰던 곰표 맥주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곰표밀맥주 외에도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 등을 OEM생산하고 있고 최근 수제맥주업체인 더쎄를라잇브루잉과 OEM 계약을 맺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유동골뱅이맥주, 롯데제과와 쥬시후레쉬맥주를 내놓은 업체다.
한편, 수제 맥주의 인기에 유통 대기업과 식음료업체가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도 자체 수제 맥주 생산을 위해 주류 제조사 인수 및 상표권 등록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BBQ와 교촌치킨은 자체 생산 맥주를 출시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류업체들이 자사 맥주 잠식 우려에도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다양해진 소비자의 입맛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국내 맥주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롯데주류가 참전한 만큼, 올 여름 맥주시장 경쟁은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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