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새 앨범 'ROSES' 발매 기념 인터뷰 / 사진: 그루블린 제공
라비의 첫 시작은 아이돌 그룹이었다. 2012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에서 첫 선을 보이는 보이그룹 '빅스(VIXX)'로 데뷔했고, 여전히 그의 뿌리는 빅스에 있다. 하지만 빅스를 통해 보여주는 음악과 라비가 하고자 했던 음악의 결이 달랐다. 결국 라비는 2019년 젤리피쉬를 떠나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을 설립, 현재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데뷔 9주년을 맞은 것과 관련해 라비는 "되게 와닿지가 않았어요. 사실 그냥 하루하루였던 것 같아서"라며 "9주년이라고 하니까 되게 긴 시간이고, 20대를 다 갖다 바치게 됐는데, 뭔가 특별히 인지를 하고 있다기 보다는 그 기념일이 다가오면 생각이 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감사함을 느꼈고, 주변을 돌아보며 누가 남았나 생각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라비는 빅스로 활동하는 중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꾸준한 음악 작업에 나서며 2020년 10월 기준, 아이돌 저작권 등록곡수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그냥 저는 좋아해요"라며 "지금도 이 앨범 이후 세, 네달 안에 정규 앨범을 내려고 한다. 11곡 정도 세팅이 되어 있는데 이런저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냥 그걸 만드는 것이 재미있고, 무대에 서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계속 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백도 없는, 음악 작업은 라비를 구석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라비는 "작업하는 것이 힘들다기 보다는, 어느정도 루틴이 생기고 나서 생활처럼 음악을 하며 즐기고는 있지만, 쌓여가는 스트레스나 불안감은 해소가 안 됐다. 이러한 일로 공황장애 등이 와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금 나아지기는 했다. 너무 오래 이렇게 사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해결을 해야하는데 어떡하지 생각들만 스쳐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을 돌아봤다.
다만 라비는 "회사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섞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됐고, 여러 아티스트나 직원들과의 패밀리십 등이 고마운 역할을 해준 것 같다. 혼자 음악을 만들 때보다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고, 또 힘든 점을 말로 하지 않더라도, 살을 붙이고 서로 섞이는 것만으로도 나아진 것이 있는 것 같다"라고 지금의 근황을 전했다.
휴식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묻자 "제가 계속 머리를 굴리고 있더라구요. 저는 제 것만 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의 또다른 아티스트의 프로젝트도 있다. 계속 끝도 없이 생각이 나니까 핸드폰을 들어서 메모를 하고, 아니면 가서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시간이 가고"라고 답했다.
당시 '1박 2일'을 통해 이와 같은 고민을 토로하며 취미를 찾고자 하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던 만큼, 새롭게 취미를 찾은 것은 없는지 물었다. 라비는 "차박 장비를 사서 열심히 해봤는데 힐링되는 구석이 있었다. 조용하고 자연 속에 있는 그런 것이 평온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1박 2일'을 통해서도 여행을 즐기는 만큼, 이를 취미처럼 즐기는 것은 어떤지 묻자 "실제로도 '1박 2일'을 다녀오면 더 작업하고 싶고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제작진은 물론이고, 저에게 다들 새로운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 어느정도 해소를 시켜주는 것 같다. 여행을 다니고 안 해본것도 많아서 몸은 피곤하지만, 충전되는 느낌이 많다. 혼자 살았으면 같은 것을 먹고, 같은 것을 하면서 살았을텐데 안 해본것도 하고, 안 먹어본 것도 하는 것이 도움이 됐죠"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어려운 시간을 극복해내며 지금 이 자리에 왔다.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라비는 "팬들이 응원해주는 것이 정말 크고, 저는 되게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제가 항상 진행형인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늘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 나이가 몇 살이고, 얼마나 활동을 했고, 이런것들에 대해 보는 분들도 무감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해야겠다"라고 답했다.
어느덧 20대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라비에게 절반의 시간이 지난 20대의 마지막과 앞으로의 30대는 어떨 것 같은지 물었다. 라비는 "사실 20대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초반에는 실감하다가 많이 떨어졌어요"라며 운을 뗐다.
"서른을 맞이하는 대단한 자세는 아직 없고, 올해가 가기 전에 정규 앨범을 꼭 내야겠다는 생각은 있어요. 제가 해놓고 벌려놓은 일들과 하고있는 것들이 더 성과적으로 이뤄내고 싶고, 아티스트들도 빨리 잘됐으면 좋겠다는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20대 후반부터 점점 잘 될거라고 그랬거든요. 마음 편히 열심히 해보려구요." 한층 더 단단해진 각오로 돌아온 라비가 펼칠 '장밋빛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라비의 네 번째 미니앨범 'Roses'는 오늘(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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