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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승환=목소리…"단어 하나로 충분했으면 좋겠다"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1.05.26 07:00
"수식어에 대한 욕심을 가져본 적은 없어요. 다만 데뷔 때의 초심을 되짚는 앨범인데, 그때 앨범명을 '목소리'로 지은 이유가 다른 어떤 수식어 보다, '목소리'로 설명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정승환은 목소리라는, 단어 하나로 충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승환 새 EP '다섯마디' 발매 기념 인터뷰 / 사진: 안테나 제공

잘 자란, 그리고 잘 자라고 있는, 정승환이다. 2016년 첫 EP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던 정승환이 어느덧 데뷔 6년 차 가수가 되어, 그때의 마음을 돌아본다. '올 발라드 앨범'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정승환의 '목소리'가 궁금해진다.

오늘(26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는 정승환의 새 앨범 '다섯 마디'가 발매된다. 컴백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정승환은 "2년 만에 피지컬 앨범이라 팬 분들께서 오래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도 있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또 사랑받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발라드를 즐겨 듣는 계절의 컴백은 아니다. 여름을 눈 앞에 두고 컴백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묻자 "겨울, 가을에 발라드를 듣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봄이나 여름이라고 안 듣는 것은 아니다. 수록된 곡들이 봄, 여름과 계절상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5월 말에 발매하게 됐다"라며 "앨범 구상은 작년 말부터 했고, 본격적인 작업을 1월부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다섯 마디'는 예상치 못하게 맞이한 설렘의 순간부터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담담할 수 있는 이별까지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잔향처럼 남은 감정의 여운을 각기 다른 스타일의 다섯 가지 발라드 트랙으로 담아냈다.

정승환은 앨범명인 '다섯마디'에 대해 "앨범 수록곡이 다섯 곡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이라는 것이 말 하지 못했던 한 마디에서 확장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한 마디가 쌓여 다섯 마디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발라드 곡이라 부담없이 듣기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개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어 정승환은 "정통 발라드로만 구성되어 있는 앨범으로, 초기 구성부터 그렇게 결정했다"라며 "제가 작년 한 해 동안 냈던 곡이 기존의 정승환 색깔을 떠올린다면 생소할 수 있는 음악이다. 다양한 음악을 작업하고, 앨범을 구상하며 저의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정말 잘 해보자는 포부를 담아 '발라드'로 나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정승환은 이번 앨범에 대해 "'목소리' 버전 2를 내자는, 'Back to the Basic'"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그는 "여러 음악을 작업하고 앨범을 구상하면서 내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발라드로 나오게 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정말 잘해버리자는 포부를 담았다. 데뷔 앨범보다는 분명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 그때와 차이"라고 강조했다.

어떠한 부분에서 성장을 엿볼 수 있는지 묻자 정승환은 "실체는 없다. 좋고, 안 좋고는 취향의 문제고 듣는 사람이 판단한다"라며 "제작자 입장에서 데뷔했을 무렵과 비교를 한다면,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다. 보컬적인 결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서 퀄리티를 올리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정승환은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희열 선배님께서 대표님인 만큼, 총괄 프로듀서로 통솔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지휘권을 조금 갖게된 것 같다"라며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아졌다는 것에 대해서도 어떤 도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좋아야 더욱 의미가 있을 수 있다"라고 한층 더 자신의 색깔을 담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언급했다.

타이틀로 선정된 '친구, 그 오랜시간'은 어느순간 깨닫게 된, 오래된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담은 풋풋한 고백송이다. 일상에서 마주한 설렘의 순간들을 진솔한 가사로 풀어냈다. 유희열, 김이나와 함께 작사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정승한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작업한 것은 아니고, 각각 완성본을 만들었는데, 내용이나 맥락 등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 좋은 단어와 문장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했다"라고 작업 비하인드를 밝혔다.

정승환은 다만 이번 신곡이 자신의 경험은 아니라, 화자의 감정에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웠다며 "가사를 보고 노래를 녹음하기 전에 그 정서에 맞닿아있는 영화 같은 것을 보는데, 이번에 '응답하라 1988'에서 류준열 씨가 연기한 역할을 정말 많이 참고했다. 특히 드라마 말미 혜리 씨에게 고백하는 신이 있는데, 그 장면을 수없이 돌려보며 이 노래에 감정 몰입을 했다"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정승환 새 EP에는 싱그러운 봄바람이 연상되는 맑고 부드러운 톤의 피아노와 아름다운 스트링 편곡이 돋보이는 '봄을 지나며', 한국형 발라드의 정석을 보여주는 '그런 사람', 말하듯이 노래하는 정승환의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그대가 있다면', 그리고 아이유가 선물한 '러브레터'까지 총 5개 트랙이 수록된다. 정승환은 "저희끼리 내부에서 '띵반'(명반)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정승환은 "발라드로 승부수를 띄우는 앨범이지만, 그게 저의 정의나 규정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큰 작업이었고, 내가 가진 여러 색깔 중 하나를 확실히 하자는 생각이었다"라며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이 곡들이 어떤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 매일 찾아 듣는 음악이 아니라도, 문득 떠올라서 듣는 좋은 음악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김새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특별한 꿈이나 큰 목표는 없다. 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제 스텝이 꼬이게 된다. 당장 눈 앞에 놓여진 것들을 한 걸음, 한 걸음 잘 걸어가다 다시 고개를 들면 '꽤 멀리 왔네'라는 식이다. 그때 무언가를 이루었고 그런 것은 잘 모르겠고,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

한편 정승환의 새 EP '다섯마디'는 오늘(26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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