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7일 김포시 장기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김포골드라인을 탑승하고 있다./이낙연 전 대표측 제공.
정부가 김포~부천(김부선)을 연결하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안을 수정해 서울 용산이나 여의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김포·인천 검단 시민들로 구성된 김포 검단 교통 시민 연대는 주말인 15일 빗속에도 불구하고 촛불 집회를 열고 교통지옥을 해결해 달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1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열차 중 일부를 GTX-B 노선을 이용해 여의도 또는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TX-D 김포~부천 노선 축소안 발표로 경기 김포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을 벗어나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국토부가 공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경기 김포시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만 연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는 경기도와 인천시가 제안한 노선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GTX-D 노선이 서울 강남이나 하남 일대까지 연결되길 바랐던 김포시를 비롯한 관련 지자체와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달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와 29일 대도시권 광역교통 기본 및 시행계획 공청회 등에서 GTX-D 김포~부천 노선 축소에 반대하며 20만명 이상을 목표로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은 16일 오전 기준 온라인 8만541명, 오프라인 2만3456명 등 총 10만3997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토부는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가로지르는 GTX-B 노선과 선로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GTX-D 노선을 여의도 또는 용산역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김포나 검단에서 GTX-D 열차를 타고 환승 없이 여의도나 용산까지 이동이 가능해진다.
현재 김포시민들은 지난달 국토교통부의 입장에 거세게 반대하며 '김포검단교통교통연대'를 조직해 매주 김포시청 등지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에 세 번째 촛불 집회를 갖기도 했다. 세 번째 집회 당시 약 3000여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에서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대 혼잡한 김포 경전철을 직접 탑승해 보는 '김포골드라인(김골라) 릴레이 챌린지'에 이재명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을 지목했다.
먼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김포골드라인을 탔다.
출근 인파가 집중되는 오전 7시10분께, 이 전 대표는 장기역에서 김포를 지역구로 둔 김주영·박상혁 의원과 함께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했다.
시민들은 이 전 대표에게 출퇴근 어려움을 호소했다. GTX-D가 강남이 아니라 부천까지만 연결되면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2칸짜리 미니열차에 불과한 김포골드라인이 유일해 지옥철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2칸자리 전철을 탄 이 전 대표는 "더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날마다 두 번씩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건 안 된다. 교통 복지 이전에 교통 정의에 관한 문제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포시에 한 시민은 "아침 7시면 그나마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만원이라며, 피크타임은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며 " 50만 김포시민과 20만 검단주민들의 염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