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전시회 기자간담회 / 사진: 픽콘DB
배우, 영화감독, 학생 등 다양한 '부캐'를 가진 구혜선이 이번엔 '작가 구혜선'으로 돌아왔다. 구혜선은 최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두 번째 단독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를 열었다. 오늘(23일) 구혜선은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시회명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서태지의 노랫말과 구혜선의 뉴에이지 곡이 융합된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영상과 조형,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 소감에 대해 구혜선은 "이번 전시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좋고 설렌다"며 "제목은 제가 음악 전시, 영상 전시를 기획하던 중에 제 음악에 가사가 없어서 제 영상이 너무 제 색 안에만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중적으로 다들 아실만한 가사가 뭐가 있나 싶다가 서태지 씨 음악이 아닐까 싶었고, 팬들도 좋아해주셔서 제안을 드렸다"며 "물론 제 음악과 영상이 주가 되지만, 서태지 선배님을 오마쥬하는 식으로 해서, '리릭스 아래로'라는 이름으로 정확한 상징만 넣어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소 우상으로 생각하던 서태지와의 협업인 만큼, 구혜선은 더 공을 들였다. 그는 "오래전부터 제 그림에 서태지 씨 가사가 융합되면 특이한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턱대고 제안서를 써서 서태지 씨 회사에 제안을 드렸다. 기대를 전혀 안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답변이 와서 욕심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콜라보 작업은 처음인데, 항상 넘버원이 서태지였다"며 "우상 같은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차선책은 생각을 안 했다. (서태지 씨가)하신다면 (전시를) 하고, 안 하신다고 하면 이 전시는 없겠지라고 생각했다"고 '찐팬'임을 밝혔다.
구혜선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간 보여줬던 전시회와 달리 한 가지 감정을 담으려 하지 않았다. 구혜선은 "늘 그림 전시나 어떤 전시가 되었던, 한 가지 감정을 제가 주제로 정해드렸던 것 같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보시는 분들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난 알아요'를 다른 배경 음악으로 들으면 다르게 들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융합된 것에서 여러 정서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전이었던 만큼 마음가짐도 남달랐을 터다. 구혜선은 "'너무 멋 내지 말자, 너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했다"며 "제 전시는 대중성이 없고, 서태지의 음악은 대중성이 있기 때문에 조화롭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잘해보고 싶은 욕심에 글자를 거꾸로 새겨볼까, 조형물로 크게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계속 생겼다. 처음 기획과 달리 진행 과정에서 많은 변형이 있었다. 서태지 씨에게 컨펌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변덕을 부리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했다"며 "막상 설치를 하고 나니 굉장히 담백하게 잘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뉴에이지 앨범 '숨4'를 낸 구혜선은 전시회에 이어 개강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제가 요새 커피를 엄청 마신다. 과제가 많은 수업을 듣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강의가 많은데, 오늘 과제를 못할 것 같아서 어제 밤새 과제하고 왔다"며 "여러가지로 조금 더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근데 또 맞추니까 시간이 맞춰지더라. 평소 사람도 잘 안 만나는데 전시하니까 연락이 많이 오더라. 이번 주는 약속이 꽉 차 있다. 평소에 안 하던 짓 좀 하고 있다"고 사람 구혜선의 근황을 전했다.
이런 열일 행보의 원동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혜선은 "원동력은 그때그때 다르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고 성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대중의 부정적인 감정도 굉장히 원동력이 된다. 생각보다 꽤 동력이 생긴다. '다시 하자'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며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구혜선의 정서로 가득한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