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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본인확인기관 심사 탈락에 '당혹'…금융·인증 사업 제동 걸리나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1.03.11 16:45

방통위, 네이버·카카오에 계정탈취 및 명의도용 우려 지적
금융·간편결제·쇼핑 등 연계 사업 차질 불가피

네이버·카카오 본사/각사 제공


국내 대표 정보기술(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본인확인기관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간편결제나 쇼핑 등 서비스와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플랫폼을 강점으로 작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모바일 인증서 사업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9일 제8차 위원회에서 네이버·카카오·비바리퍼블리카의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비실명 계정 소유자와 본인 확인 명의자가 동일한지 여부를 검증할 수 없어 계정 탈취 및 명의도용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인확인서비스는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금융회사 계좌를 열 때 회원이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다. 현재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곳은 통신 3사(패스앱, 문자인증)와 신용평가사(아이핀), 카드사(카드 인증) 등이다.

금융 자회사를 두고 사업을 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본인확인기관 지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본인확인 서비스는 대부분 금융서비스 이용에 필수적인 절차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9년 11월 간편결제 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낼셜을 설립했다. 카카오는 금융 자회사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 등을 두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 역시 본인확인이 기반의 전자상거래 결제가 필수적인 만큼 쇼핑 등과의 연계 사업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인증서 사업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바일 인증서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후발주자임에도 통신3사의 '패스' 인증서를 맹추격하고 있었다.

작년 3월 인증서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는 작년 12월 2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4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민방위교육, 한국도로공사,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민연금공단, 청약홈, 한국산업인력 관리공단 등 공공서비스부터 비대면 이동통신가입 등 민간서비스까지 네이버 인증서 활용처를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작년 12월 15일 출시한 카카오 인증서도 한달 여만에 이용자 55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달 700만명을 넘어서며 현재 출시된 민간 인증서 중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인확인 기관 지정에 탈락하면서 통신 3사 '패스'와의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로 인해 향후 본인확인기관 재심각에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카카오·토스는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 본인확인기관 심사에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사 탈락에 관해 네이버는 "자세한 결과 통보를 받아봐야겠지만, 재신청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내부 논의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재신청할 계획"이라며 "어떤 점을 보완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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