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이 공군 수원10전투비행단 앞에서 '실외 체육시설 건립 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주민 제공
경기 수원시와 HDC현대산업개발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간의 '실외 체육시설' 건립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땅 소유주인 공군이 양측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수원시와 아이파크시티 주민들과의 체육시설 협의가 장기화될 시에는 체육시설 건립을 철회하고, 해당 부지에 장병 편의시설 등 사업계획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29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공군 수원10전투비행단(10전비)은 최근 수원시와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 측에 '권선지구 R1부지 생활체육시설 조성사업 공사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수원시 업무협의에 따라 권선동 225번지 국방부 소유 부지(1만7072㎡)에 민·군이 공동사용 가능한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주민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로 인해 국방예산 집행제한, 도급계약 업체의 사업비용 증가 등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전비는 지역주민과의 어떠한 마찰도 원하지 않으며, 공사 추진간 발생하는 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내년 3월까지 이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된다면 R1부지에 체육시설이 아닌 국방사업(여군 숙소 신축, 장병 편의시설 설치 등) 추진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통보했다.
수원아이파크시티 주민들이 11월6일 수원시청에서 '체육시설 조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권혁민 기자
체육시설의 발단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지구 내 편의시설이 없어 실내 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요구했지만, 수원시와 10전비는 지난 9월 실외 체육시설로 확정했다.
시는 10전비와 협의를 통해 부지에 축구장 1면, 족구장 2면, 테니스장 5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부지조성은 10전비가 9억원, 시가 시설개선 등에 16억원을 투입한다. 시와 10전비는 연내 부지조성을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시설개선공사 착수해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입주민들은 주민 의견 수렴결과, "입주민 97%가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입주민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처음부터 주민들이 요청했던 실내 다목적체육관 신설을 원한다. 미세먼지, 기상상황에 영향을 받지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실내 다목적체육관 건립"이라며 "실외 체육시설에 대해 전면백지화 및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시에 입주민들은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해당 부지에 다목적실내체육관 건립 공약을 내세웠다는 부분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주민들의 의견이 담긴 서명부 약 3000부 이상을 내년 1월 수원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해당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했으며, 체육시설 조성 부지 앞에서 84일째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내년 1월 단지별 간담회를 열어 갈등 해결해소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아이파크시티에는 현재 6700여세대 2만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