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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②] "좌절도 했지만, 잊을 수 없는 한 해"…방탄소년단의 '다음'은?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0.11.20 15:27

방탄소년단 기자간담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2020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MAP OF THE SOUL' 시리즈를 마감하는 앨범 '7'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갑작스럽게 코로나 팬데믹과 마주하며 모든 월드투어 등 일정이 취소됐다. 이처럼 좌절의 시간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생각으로 새 앨범 작업에 몰두했고, 디지털 싱글 'Dynamite'를 통해 꾸준히 목표로 언급했던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더해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BE'(Deluxe Edition)로 또다시 전세계 리스너를 향한 위로를 전한다. 'BE'는 '-이다', '존재하다'라는 뜻으로, 형태를 규정하지 않고 열린 의미를 가진 단어. 방탄소년단은 매 앨범 자신들의 시각과 생각을 고스란히 앨범에 녹여왔던 만큼, 이번에도 달라져 버린 현재를 느끼는 그대로 음악을 통해 표현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무력감을 느끼는 지금, 불안하고 두려운 기분과 함께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는 복잡한 감정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았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상황을 음악으로 풀어내고자 한 것. 지민은 "사실 저는 원래의 목표의 꿈 자체가 무대였다. 상이나 순위 같은 것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 안됐다고 해도 허탈감이 크지는 않았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 잘하고 싶던 그대로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며 갑작스럽게 처한 상황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다른 것보다 지금의 상황이 이런 이유 때문에 힘들었다"라며 지민은 "좌절을 많이 했다. 공연을 하고 팬들과 만나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였고, 꼭 하고 싶고,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못하게 되니까 '내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앨범 작업에 들어갔는데, 멤버들이 많은 위로가 됐다. 함께 이야기를 하고 주제나 이런 곡을 정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의 생각도 나누고, 술 한잔도 하는 그런 시간들이 위로가 됐다. 다시 내가 왜 이 일을 좋아했고, 열심히 했는지 되돌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좌절했던 것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결국 관계인 것 같다"라며 운을 뗀 RM은 "어떤 것을 성취하면 분명 기쁘지만, 이면에는 공허함이 있다. 오늘 이 자리를 성공적으로 마쳐도 뭔가 후회스러운 것이 남아 저를 괴롭힐 수도 있고, 늘 좌절하지만, 결국 관계로 회복한다. 좋은 사람이 많이 있고, 좁게는 멤버들이 서로에게 의미가 있고, 나아가서는 전세계에 저희의 음악을 들어주는 많은 분들을 믿고,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사람과의 믿음, 관계가 좌절에서 벗어나고 살아가게 해주는 힘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지난 8월 발매된 'Dynamite'가 힘든 상황에서도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앨범 타이틀로 선정된 'Life Goes On'은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 방탄소년단은 예고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던지며 미래를 향한 손을 내민다.

특히 'Dynamite'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만큼, 이번 신곡이 어떤 반응을 얻을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RM은 "핫100 1위가 단순히 정말 운이 좋아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평생 단 한번도 이루기 어려운 영광스럽고 기적적인 일이다. 이를 통해 팝 시장의 주류에 안착하는 것을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것 같은데, K팝의 범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야 정확한 답변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다만 저희가 이런 말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주류가 아닌 분들이나 밖에 있는 분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진심을 전했다.

또한, RM은 "최근 팬들을 못 보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방탄소년단으로서 우리가 가진 위치를 잊기 쉬운 순간이 많이 온다. 우리가 누구인지 잊지 않고, 미국 시장이든, 그래미든, 뭔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전세계 분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할 수 있는 발자취나 위로를 드리는 것이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에게도 '다음 목표'를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늘 목표와 포부를 '말하는대로 이뤄냈던' 슈가가 어깨수술로 회복 중이라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슈가를 대신해 목표를 밝힌다고 이야기 한 진은 "영광스럽고 과분하게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지만, 조금 다 욕심을 내서 그래미어워즈 후보에 저희의 이름이 불렸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RM은 "늘 언급하던 것 중 하나가 그래미 노미네이트였는데, 굉장히 기대하고, 긴장하면서 25일을 기다리고 있다. 되면 좋고, 안 되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인데 새벽에 발표할 때까지 안 자고 기다릴 것 같다"라며 "그래미가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많이 했는데, 2009년 연습생 때 한 무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 그래미를 인지했다. 보통 서른 초반이면 귀가 닫힌다는 표현을 하는데, 저희가 연습생 시절 가장 치열하게 들었던 노래가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고, 그때부터 그래미가 최고의 시상식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꿈꾸는 성장기에 가장 큰 발자국을 만든 무대였고, 막연히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특히 제이홉은 "정말 큰 욕심이고, 야망일 수도 있다"라면서도 "팀이다 보니 그룹 관련된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꿈이 항상 있다. 이러한 목표와 생각으로 팀을 유지해왔고, 사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을 받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다"라고 진심을 밝혔다.

끝으로 방탄소년단은 올 한해를 돌아봤다. 진은 "불행했지만, 행복했던 한 해였다"라며 "사실 많은 분들께 사랑과 관심을 받는 투어가 인생의 낙인데, 그런 것들이 취소되면서 저희도 우울감에 빠졌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Dynamite'가 발매됐고, 저희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게 됐다. 앞으로 목표는 정말 소원이다. 다시 코로나가 없어져서 저희를 사랑해주는 팬들 곁으로 투어를 떠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제이홉 역시 "첫 단추부터 좋았던 한 해다. 'MAP OF THE SOUL'이 좋은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직업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던 중 운명적인 'Dynamite'를 만나고, 좋은 성과를 이룬 뒤, 'BE'로 연말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고,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부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이야기하면, 저는 슈가 형이 이 자리에 없는 것이 정말 허전하게 느껴진다"라며 "건강이 제일 큰 목표인 것 같다. 건강해야 좋은 모습을 잘 보여드릴 수 있다. 여섯 명이 꾸리는 무대와 일곱 명의 느낌은 너무 다르다. 건강히 관리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 개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늘(20일) 오후 2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타이틀곡 'Life Goes On'을 비롯한 새 앨범 'BE' 전곡 음원을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 시간으로 오는 23일 오전 9시 개최되는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통해 신곡 무대를 첫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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