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제공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정화처리된 방사능 오염수를 마시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3일 "스가 총리가 9월26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희석처리된 오염수를 보고 마셔도 되는지 물어봤다"며 "이에 발전소 관계자는 희석된 물은 마실 수 있다고 대답했지만 스가 총리는 마시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설령 스가 총리가 마셨다고 해도 오염수가 안전하다거나 바다로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안전하다면 방류하지 말고 일본인이 마셔라", "바다 말고 수도관에 흘려 보내라", "실제로 (총리가)마시는 것을 볼 때까지 안정성을 믿을 수 없다" 등의 댓글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 도쿄전력은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한 후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해 왔다. 지난달 기준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는 123톤으로 오는 2022년 8월이면 포화상태(137만톤)에 이르기 때문에 오염수 처리에 대한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7일 각료회의에서 해양 방류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이 일단 보류시켰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희석하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스가 총리의 음수(飮水) 거부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염수 안정성 문제는 계속 불거져 나올 전망이다. 아사히 신문도 "경제산업상이 판단을 보류시킨 배경에는 오염수에 대한 불신이 아직 크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