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러나 운명은 각 개인마다 다르다. 각자 개인에게 펼쳐지는 특별한 삶을 우리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정말 사람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있고 정해진 팔자에 의해 운명 지어지는가?’ 저자는 생각을 좀 달리한다. 어차피 결과를 운명이라고 단정 지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은 수사적(修辭的) 차이라고 본다. 한 가지 한 가지 자신의 결정에 의해 인연이 만들어지고, 그 인연들이 무수히 얽히고설키어 한 인간의 삶이 이루어진다면 감히 함부로 운명이라 말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태생적 인연과 스스로 자신을 닦고 길들이고 살아가는 속에서 자신의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인연들이 각자 본인의 삶을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지난 50여년을 한국 골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한국 골프의 산증인인 우기정 대구컨트리클럽 회장의 삶과 인생을 수채화 그림처럼 장면 장면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학문연구서도, 시집도 수필집도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새로운 스타일의 책을 내고 싶었다. 기존 자서전의 형태를 벗어나 읽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책 속에서는 75년의 시간 동안 ‘우기정’이라는 한 삶이 자신에게 길을 묻고 답한다. 스스로를 기록해줄 운명적인 사건들, 추억하고픈 사람들과의 일들, 학창시절 꿈꾸었던 미래, 사랑하는 시와 노래 그리고 학문, 젊은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희망을 겸허하고도 따스하게 여러 주제로 엮어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대학원 석·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해준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가 흩어지거나 흘려보내기 아까운 생각과 말들을 기록해 책으로 묶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에 공감하면서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최재목 교수는 “영남대학교에 ‘스무살의 인문학’이란 강좌를 기부한 감회 속에는 청춘들에게 기대하고 감사하는 소박한 인문적 삶이 빛나고, 스스로의 이야기 속에는 혼자만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둘이 앉아 도란도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누던 격의 없는 대화가 액자처럼 빛나는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우기정이라는 한 인간이 살아왔던, 그의 역사에 기록된 사람들과 다시 만나는 공간이며 ‘추억은 기억된 것들의 부활’이라는 아름다운 언어를 이고, ‘우기정’이라는 한 삶이 책 속에서 ‘마음의 눈’으로 소년처럼 걸어가고 있다.
<1부>에서는 75년이란 시간 속에서 저자를 기록할 수 있는 운명적인 사건들, 그가 추억하는 사건이나 사람들, 그가 꿈꾸었던 것, 그가 사랑하는 시와 노래, 그리고 학문, 또 미래 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희망, 인생 등 삶의 조각들을 몇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2부>에서는 평소 둘이 앉아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최재목 교수와 나눈 이야기를 모아 대담형식으로 실었다.
이 책은 우리 사회 한 어른이 살아왔던, 그의 역사에 기록된 사람들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며, 저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길[道]을 묻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방향이 될 수도 있고, 슬며시 미소 지으며 “아! 그랬었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것은 저자의 삶 속을 다녀간 친구이거나 소중한 사람들이라 믿는다. 아울러 사람들과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축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