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골프용품 소비 증가…백화점 등 소비자층 다각화 나서
현대경제연구원, 골프산업 규모 2023년 9조2000억원 성장 전망
신세계百, 30대 골프의류 매출 21% 신장…골프의류 편집숍 론칭
코로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대부분의 산업이 위축됐지만 오히려 야외 활동인 등산과 골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다양해지면서 관련 업종이 예상밖에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골프로, 특히 '골린이'(골프와 어린이 합성어)로 불리는 2030세대가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젊은 디자인의 브랜드를 론칭하며 젊은층 흡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프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 골프여행 수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가 최소 2조2000억원에서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경연은 골프산업이 성장하는 이유로 주 52시간 근무 확산 등으로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생활체육 활동으로 골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하고 이로 인해 골프장 운영업은 타 스포츠 서비스업 생산 대비 코로나 타격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고객들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골프용품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9월 골프채 등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골프숍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골프 의류 매출도 30.2% 늘었다. 특히, 골프 웨어를 찾는 20~30대 젊은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9월 골프 의류 매출은 30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어 모든 연령대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나머지 연령대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50대와 40대는 각각 14.9%, 11.1%였고, 20대는 5.8%를 기록했다.
골프용품 소비 연령층이 넓어지면서 신세계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골프의류 편집숍 '스타일 골프'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타일 골프는 개점 한 달 동안 목표 매출의 60%를 넘게 달성했다"며 "지금은 SSG닷컴에서 온라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남성 의류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문을 열 예정인 실내골프 연습장 'GDR 아카데미'/롯데쇼핑 제공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롯데백화점 부산지역 골프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증가했다.
백화점 측은 소비부진 상황에 골프 시장만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 스크린 골프 시설 확산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20~30대 젊은 골퍼 유입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데다, 최근 코로나로 비대면 레저 스포츠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역시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골프 용품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71% 증가했으며 구매 고객 역시 27% 늘었다.
특히, 20~30대 구매 비중이 지난해 대비 22% 늘어나며 골프용품 매출 증가에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20~30대의 골프용품 수요가 해마다 2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2030골퍼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9월 골프웨어 매출은 8월보다 47% 증가했다. 2분기 24%, 3분기 38.5%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실내보다는 야외가 밀접 접촉에 더 안전하다는 인식에서 밀폐된 공간보다는 실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 관련 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골프 용품 매장에서 입문용 패키지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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