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조선DB
스웨덴 한림원이 2020년 노벨 문학상을 <아베르노>의 작가 루이즈 슬릭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한 지난 8일 중국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1) 팬들의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노벨 문학상 속보 기사 밑에 “무라카미 하루키, 또 수상을 놓쳤다”는 내용의 댓글이 줄이었고 ‘문학상과 나란히 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해시태그 검색도 급증했다.
아쉬워 하는 팬들은 SNS에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명대사를 공유했고, 온라인 토론장에서는 ‘도대체 언제 수상할 수 있는가’와 ‘수상 가능성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최근 몇 년간 후보에 거론됐을 뿐 정작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는 2014년 독일 벨트 문학상, 2011년 카탈로니아 국제상, 2009년 예루살렘 문학상, 2006년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을 수상했다. 또 영국 북메이커 등에서 매년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 중국 매체 중국신문망(中国新聞網)과의 인터뷰에서 문학평론가 바이예(白燁)는 “독자들이 기대를 많이 하면 할수록 스웨덴 한림원의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작가일수록 수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은 예술적 스펙트럼이 넓어 고상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중적인 것도 있다”며 “노르웨이의 숲 같은 작품은 이미 대중문학의 명작이 됐고, 설령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해도 독자들 마음 속에 자리 잡은 그의 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바이예의 의견과는 대조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작품을 번역해 온 린샤오화(林少華)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작품들은 일반적 의미의 대중문학이 아닌 지성과 미를 추구한 순수문학이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라카미하루키가 아직까지 수상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의 문장은 전체적인 스토리보다 매력적인데 이 미묘한 문장의 맛이 그동안 영어로 충분히 번역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