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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 진단]①알뜰폰·LTE로 눈돌리는 소비자 왜?…불통 5G 고가요금제 불만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0.09.03 06:00

8월 알뜰폰 번호이동 10만건…올해 들어 최고치
최신 스마트폰에도 자급제 비중 늘어…갤럭시노트20 14~16% 자급제 판매

서울의 한 이동통신판매점

5G 시대에 자급제 모델과 알뜰폰 LTE 요금제를 가입하는 소비자가 오히려 늘고 있다. 5G가 상용화 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과대 마케팅과 달리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고, 품질 대비 고가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커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모습이다. 최저 요금제를 5만원대로 책정하고 실상 수도권의 많은 지역이 음영지역에 들어가 LTE로 전환되고 지방은 사각지대가 훨씬 많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알뜰폰 LTE 가입자는 약 4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만명이 늘어났다.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가입자도 증가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8월 알뜰폰 업체의 번호이동 건수는 10만200건으로 집계됐다. 알뜰폰은 지난 5월까지 번호이동 건수가 주춤하며 정체기를 보이다 6월 5128건, 7월 6216건으로 연속 증가했으며 지난달에 올해 최대 건수인 10만건을 넘어섰다.

알뜰폰 LTE 가입자들의 증가와 함께 자급제폰 구매도 인기다. 자급제폰은 이통사 대리점 방문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유심을 꽂아서 바로 사용 가능한 단말기를 말한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20은 사전개통 첫 날 역대 최대기록인 25만8000대가 개통됐는데 이 중 14~16%가 자급제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으로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삼성전자 홈페이지나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직접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자급제 구매를 선호하는데는 공시 지원금이 축소되면서 단말기 출고가가 자급제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20에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 원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 당시 최고 45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 월 5.9% 무이자 혜택은 물론 카드나 온라인 쇼핑몰 포인트 할인 수준이 이통사 공시지원금보다 높은 점도 장점이다.

◇ 5G 상용화 1년 지났지만 소비자 불만 여전

#회사원 박모씨는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면서 5G요금제를 가입했다. 출퇴근 시간에 스포츠 등 동영상 시청이 많아 최신 사양의 모델과 함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LTE요금제보다 2만원 가량이 더 비싼 5G요금제를 가입했지만 정작 출퇴근 지하철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5G 대신 LTE로 연결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알뜰폰의 인기는 5G요금제와 품질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19일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세대 가입자 수는 678만5000명에 이르는데 비해 실제 서비스 사용시간 비율은 사업자별로 12~15%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나머지 시간은 LTE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수도권과 광역시의 도심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5G 연결 비중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이 현실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 5G에 집착한 통신사들이 서비스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시작했다"며 "5G 서비스라는 약속을 어긴 것이 통신사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역시 5G 서비스가 원활해질 때까지 요금을 감면하고, 위약금 없이 요금제를 전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5G 서비스 불만에 전담반 설치까지

이처럼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세지자 규제기관이 직접 통신사업자와 소비자간 분쟁 조정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작년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늘어나는 통신 분쟁을 처리하기 위해 이용자정책국 내 ‘통신분쟁조정팀’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최근 5G 서비스 품질과 같은 통신분쟁조정 신청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방통위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5건이던 분쟁접수 건은 올해 상반기 82건으로 77건 늘었다.

5G 서비스 관련 소비자들의 피해 유형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월~2020년 3월까지 총 1여 년 동안 접수된 5G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총 167건에 달한다.

5G 서비스와 관련한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통신 품질 불량'이 54건(32.3%)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지원금 미지급·단말기 대금 할인 미이행 등 '계약불이행' 51건(30.5%) ▲5G 커버리지 설명 미흡 등 '계약 내용 설명·고지 미흡'이 25건(15.0%)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사업자·이용자 간 분쟁의 원활한 협의를 돕기 위해 그동안 이용자정책총괄과 내에서 담당했던 분쟁조정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을 조직을 마련했다.

통신분쟁조정팀은 ▲분쟁 조정 및 조정전 합의 ▲재정사건의 처리 및 이행 여부 점검 ▲분쟁 관련 전문자문단의 구성 및 운영 ▲분쟁의 사전예방 및 대국민 홍보 등 업무를 수행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통신분쟁조정 전담부서 운영으로 분쟁사건 해결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분쟁사건에 대한 현장점검 강화를 통해 이용자 권익을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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