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조에 정면과 중앙 엠블럼 속 충전용 소캣. 정면 중앙에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 양쪽으로 날렵하게 뻗은 C형태의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엠블럼이 뚜껑처럼 열린다. /사진=정문경 기자
2012년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2만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전기차 '르노 조에'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조에는 3번째 페이스 리프트된 모델로, 전작보다 배터리와 엔진이 개선됐고, LED헤드램프와 리어콤비램프 등 외관 상품성이 강화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고 순수 전기차 조에를 선보였다.
조에 전장·전폭·전고가 4090·1730·1560mm이며, 2590mm의 휠베이스(축간거리)를 갖춘 조에는 경쟁 모델 쉐보레 볼트EV, 푸조 e-208과 같은 경차급이다. 르노만의 아담한 디자인이 녹아 있다. 정면 중앙에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 양쪽으로 날렵하게 뻗은 C형태의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로장주 엠블럼은 뚜껑처럼 열리며, 속에는 급속·완속 충전용 소캣이 탑재돼있다.
후면은 볼륨감이 있다. 양옆에 자리한 리어램프가 인상적인데, 차 안쪽에서 바깥 쪽으로 깜빡이는 애니베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실제 비상등을 켜면 물 흐르듯이 깜빡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신형 캡처, 클리오와 비슷한 모습이다. 중앙에 9.3인치 세로형이 적용됐으며, 운전석에는 10.25인치 TFT 클러스터가 설치됐다. 기어 레버 또한 캡처와 같은 디자인이다. 다만, P(파킹)이 따로 없고, 주차시 N에 놓고 발을 떼면 주차브레이크가 걸리는 시스템이다. 기어 레버에서 D(드라이브)모드에서 한번 더 레버를 내리면 B모드가 시행되는데, 이는 '회생재동' 기능을 극대화 시켜주는 주행모드이다.
르노 조에 측면과 후면. 후면은 볼륨감이 있다. 양옆에 자리한 리어램프가 인상적인데, 차 안쪽에서 바깥 쪽으로 깜빡이는 애니베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사진=정문경 기자
1열 운전석과 조수석은 등받이와 엉덩이 쿠션 등 좌석이 두깨가 상당하다. 약 20cm 정도에 달하는 것 같아, 주행시에 안정감이 느껴졌다. 기아차 모닝 등 경차를 탑승시 좌석의 크기가 작아 앉을 때부터 긴장감이 느껴지곤 했는데, 조에는 이와 비교해 등받이와 방석의 크기가 꽤 크다 느꼈다. 그래서 경차 크기임에도 편안함이 느껴졌다. 여성인 기자가 타기에는 전혀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또 전기차 배터리 열 전달을 막기 위해 좌석의 위치도 높은 편이다. 다만 좌석의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고, 수동으로 앞뒤 간격만 조절할 수 있다. 앞뒤 간격 조절은 오른쪽 암레스트 사이에 위치해 있어 손길이 닿기가 다소 힘들다.
앞좌석이 넉넉함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그만큼 뒷좌석은 비좁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이나 어린이가 탔을 때 불편함을 느낄만 한 정도는 아니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전기차 답게 조용하고 부드럽게 전진했다. 시승 코스는 동대문 DDP에서 북악스카이웨이를 돌고 오는 약 19km 구간이었다.
차량이 항상 많은 도심 구간에서 고속 주행보단 시속 50km 내외의 저속 주행으로만 주행을 했다. 저속 주행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 모터의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B모드인 회쟁재동 모드에서 과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울컥하는 느낌이 다소 느껴졌다.
시트의 편안함에 더해, 서스펜션은 적당히 단단하고, 풍절음이나 엔진 소음도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아 주행 중에 편안함이 더욱 느껴졌다. 여기에 전기 엔진 소음도 들리지 않으니 내부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같은 차급인 내연기관 경차와 비교했을 때 승차감의 만족이 상당했다.
다만 토션빔이나보니 과속방지 턱에는 충격이 좀 크다.
르노 조에 실내. 실내 디자인은 신형 캡처, 클리오와 비슷하다. 앞좌석이 넉넉함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그만큼 뒷좌석은 비좁다. /사진=정문경 기자
주행 중에 북악스카이웨이로 올라가는 길에 B모드를 작동시켜 도착때까지 운전을 하며 회생 재동 모드가 얼마나 발휘하는지 실험해 봤다.
주행을 시작할때 남은 주행거리가 385km였지만, 오르막길을 오르는 길에 370km까지 떨어졌지만 내리막길에서 회생 재동 기능이 더욱 극대화 되면서 DDP로 복귀할 때 쯤엔 다시 남은 주행거리가 385km로 회복됐다.
줄었던 주행 거리가 늘어난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참 효율적인 차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평지와 내리막길 주행에서 회생 재동 기능을 비교했을때 내리막길에서 훨씬 회생이 극대화됐고, 평지에서는 극적인 회복을 감지하긴 어려웠다.
조에는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136마력의 최고출력과 25kg.m(245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조에는 차 하부에 54.5㎾h 용량의 Z.E.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309㎞를 인증 받았다. 유럽 기준인 WLTP로는 395㎞에 달한다. 50㎾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충전으로 약 150㎞ 달릴 수 있다.
르노삼성은 연비 14.9km/L인 휘발유 차량의 연간 연료비는 127만원이 들어가며 조에의 경우 완속 충전을 하면 41만원, 급속 충전을 하면 69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계산했다.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환경부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추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서울에서는 최저 2809만원, 제주도에서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전기차 모델 치고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