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가 반등으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되던 정유사들이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유예해줬던 4월분 세금이 이달말 납부가 도래하면서 유동성 악화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셋째주 14주만에 배럴당 0.1달러로 플러스 전환한 후 2주 연속 안정세를 보이다 이달 첫째주 다시 배럴당 -0.5달러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 여파로 3월 셋째주(배럴당 -1.9달러)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정제마진은 13주째 지속됐었다. 특히 5월 첫째 주는 배럴당 –3.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제마진이 경제봉쇄 완화 효과와 정유제품 공급 조절로 인해 플러스로 전환되긴 했지만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통상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역마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추가 상승이 쉽지 않고 정제마진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중"이라며 "시간이 가면서 수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정유사들은 이달 납부해야할 세금도 부담이다. 정유사들 코로나로 정부가 상반기에 유예했던 원유 관련 세금을 이달 말까지 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교통·에너지·환경세 4월분을 7월 말로 납부 유예했고, 4∼6월분 석유수입부과금은 각 3개월씩 연장했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4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월 400억원 규모의 4월 석유수입부과금 유예분을 이달 말까지 납부해야 한다.
1분기 4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정유사들이 세금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와 항공유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현금흐름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유류세 이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