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삼성물산 고소…명예회손‧업무방해 혐의 등
인터넷언론사 이용해 협찬금 약속하며 유리한 기사 청탁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전경/조선DB
서울 최고 입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이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간의 고소·고발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7일 오후 서울방배경찰서에 삼성물산과 신반포1차(현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조합장 한모 씨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대우건설은 한 씨가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자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한 씨는 조합원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 씨는 삼성물산과 공모해 전날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에 대한 허위 사실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유포했다"면서 "이는 당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이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우건설측도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기사 협찬을 미끼로 시공사 선정에 유리한 기사를 청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물산을 탓하기 힘든 입장이다.
대우건설이 의뢰한 홍보대행사는 일부 언론사에 기사 건당 3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조건을 제시하며 시공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을 흠집내는 기사를 요구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팀(반포3주구)이 홍보를 의뢰한 대행사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기자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반포3주구는 지난 2월 서울시 '클린수주 시범 사업장'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치열한 정비사업 수주전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오히려 비방전이 절정에 이르면서 '클린수주'는 물건너 간 모습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 사업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삼성물산은 지난 달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후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안에 추진해 경쟁사 보다 사업기간을 1년 이상 줄이겠다면서 잠실 진주아파트를 예로 들었다.
그러자 대우건설도 즉시 반박 자료를 내고 잠실 진주 아파트 관리처분인가 사례는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뛰어든 삼성물산이 최근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반포3주구 수주를 통해 정비사업에 우위를 다지려는 모습이다"며 "양사간의 자존심이 걸린 경쟁인 만큼 치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포3주구 시공권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자 대우건설은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김형 사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상가에 위치한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노사신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서 김 사장은 "대우건설이 제안한 입찰조건들은 도시정비사업의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대우건설의 임직원들이 반포3주구를 위해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노력의 결과"라며 "입찰제안서와 계약서 내용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