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현정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현정 교수
만성 변비란 배변 횟수의 감소뿐 아니라 단단한 변, 불완전 배변감, 배변할 때 과도한 힘주기, 항문 폐쇄감, 배변을 유도하기 위해 수지 조작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정의합니다. 증상은 동일하지만 원인 미상인 경우 일차성 변비로 분류하고 변비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규명할 수 있거나 변비와 관련된 전신 질환들이 있는 경우 이차성 변비로 분류합니다. 변비의 원인 파악을 위한 검사는 환자의 증상, 삶의 질에 미치는 정도, 경고 증상이나 위험 인자, 문진 및 신체 진찰 등 다양한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담당 의사가 결정해야할 사인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만성 변비의 높은 유병율과 비용 효과면을 고려할 때 원인 파악을 검사는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변비의 진단과 치료가 병원 밖에서 이뤄지지 쉬운 상황이다 보니 원인 파악은 뒷전으로 밀린 채 오랜 기간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도 사실입니다.
대장, 항문, 직장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일차성 변비와 달리 이차성 변비는 다른 원인에 의해 변비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빈도만 놓고 보면 일차성 변비가 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차성 변비는 의사를 만나기 전에는 확인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차성 변비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약제가 이차성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질환으로 약제를 복용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드시는 약제 중 변비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항우울제, 철분제, 마약성 진통제, 고혈압 약제로 사용되는 칼슘차단제, 알루미늄 성분이 포함된 제산제, 항파킨슨씨병 약제 등이 해당됩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내분비 질환으로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 변비뿐만 아니라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외, 대장암이나 직장탈장처럼 대변의 배출을 방해하는 기계적인 폐쇄가 원인이 되는 경우에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단순 변비로 오인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만성 변비는 환자의 삶을 질을 저하시키고 약물 남용을 조장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원인이나 병태 생리에 따라 시도될 수 있는 치료법도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 추가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 습관 변화나 일반 약제 복용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적극적으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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