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보도국장.
이번 선거 결과는 어쩌면 쉽게 예측된 결과로 보인다. 앞서 선거전 필자는 '국민성은 1류, 공약도 없이 선거하는 정치는 3류'라는 글을 통해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논리에만 치우처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조언했던바 있다. 과연 야당은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 몰락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있었는가.
이번 선거는 또다시 영호남의 표심이 극명하게 갈린 지역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치권이 만든 결과고, 민주주의의 후퇴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은 처음으로 18세 이상의 유권자인 고등학생이 선거에 참여하면서 청소년층의 표심이 반영된 변수가 있었다. 또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어보인다.
하지만 야당은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심판해야된다고 막연한 논리로 읍소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구체적인 공약도 보이지 않았고, 탄핵 당시 득세했던 인물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도 않았다. 중요한 선거와중에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
무엇보다 여당에 다 바꿔야 한다면서 정작 본인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거나 바뀌지 않았다. 선거 연령대가 급격히 젊은층을 흡수한 반면 야당 국회의원은 젊어지긴 커녕 수도권에서 눈씻고 찾아봐도 젊은 사람이라곤 배현진 당선자와 이준석 위원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중도와 젊은층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고 키워야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본인의 당리당략에만 급급해, 입후보 마감 당일까지도 출마지역을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사이 표심은 달아났다.
18세 청년 입장에서 보면 할아버지 뻘 되는 공약도 없는 구태 정치인이 이렇다할 공약하나 내놓지 못하고 심판을 하자는데, 뽑고 싶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반면 민주당은 31세의 청년 소방관으로 알려졌던 오영환 당선자를 과감하게 영입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도 드러났지만 과연 정치가들이 생각하듯 나이가 많고 구력이 높은 정치 10단이면 무조건 당선될까? 민생당의 굴직한 정치 9단, 10단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조국 전 장관 사태로 비롯된 진영논리에서 양극화된 진보와 보수의 정당 편 가르기에 속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도권의 젊은 표심만큼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상당수 청소년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기 주관이 뚜렸하다. 물론 강남엄마 같은 부모의 표심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미해 보인다. 30대 배현진 의원은 보수의 참패 속에서도 당선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선 세대교체가 됐다는 점이다. 젊은 유권자에겐 이것만으로도 변화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 출마 의원 중 자리 바꾸기가 아닌 세대교체 의원의 몇이나 됐는지 손가락으로 꼽지도 못할만큼 적다. 야당은 의원 전체가 환골탈태 하지 못한다면 야당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젊은 청년층이 국회에 입성하고 기업과 사회의 흐름처럼 30~40대 의원들이 대거 뉴페이스로 등장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야당의 견제 기능은 영원히 없어질 것이다.
아울러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 당선됐다 한들, 과연 이들이 수도권에서 출마하면 당선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학력, 경력을 뛰어넘어 젊고 소신있는 인재를 대거 영입하고 텃밭에서 나눠 먹기식 공천을 종식시킬 때 여야를 막론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일궈낼 것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180석에 육박하는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승리했다고 민주주의 실현에 승리한 것은 아니기에, 국민 분열을 통합하는 협치를 통해 하나된 대한민국을 이끌기 바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 사태 극복과 경제 살리기에 대한 바램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3월 미국 전체 소매판매는 전월 8.7%가 하락하며 통계집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제조업 산업생산도 전월비 6.3% 하락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74년만에 최대 하락률로 확인된다. 코로나 여파로 보인다.
미국경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만큼 거대 집권여당의 장점을 살려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기업 및 소상공인 등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씨앗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