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전 세계의 의료,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방위에 걸친 영역을 강타하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을 강타한 후 한국, 일본 등의 지역에서의 확산을 넘어 현재는 유럽과 미국 등으로 맹렬히 퍼지고 있다. 중국에서 약 8만 명이 넘는 확진환자를 발생시킨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제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지난 3월 11일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했다. 전 지구가 바이러스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내에서 파악된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는 엄청나다. 3월 22일 기준으로 확진환자가 8,897명에 이르렀고, 사망자도 104명에 달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피해가 큰데 현재 두 지역에서의 확진환자가 7,641명, 그리고 사망자도 99명에 이르고 있다. 확진환자의 약 86% 그리고 사망자의 95%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것이니 지역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에서의 감염도 엄청난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확진환자 수가 5만 명을 넘었고 미국의 확진환자 수는 2만 5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사망자 수가 4,900명에 육박해 치사율이 거의 10%에 이르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급락하고 국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국경봉쇄를 단행하고 있어 인적·물적 교류가 힘들어지고 있다. 21세기의 '초연결사회'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초단절사회'가 될 위기마저 보이고 있다.
역병이나 전쟁과 같은 전 지구적인 위기의 타개에 연대와 협력은 필수다. 코러나바이러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국가의 정부들은 의료, 경제, 정치, 사회 등의 영역에서 협력체계를 강구하고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한국과 미국 간의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의 결과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의 노력과 함께 전 세계적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 기업들의 기여도 인상적이다.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노력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파생시킨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가계 손님이 줄어 영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영세소상인들을 위해서 여러 기업들과 건물주들이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임대료를 당분간 전액 면제하거나 대폭 인하해 위기의 순간에 같이 나누고 공생할 수 있는 숨통을 연 것이다.
기업들의 후원과 기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는 여러 기업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방역에 필수적인 마스크와 살균소독제의 기증도 줄을 잇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헌혈에 참여하는 곳도 늘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햔 금융 지원책을 시행하는 은행도 여러 곳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노력은 국내 기업들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굴지의 대기업들이 정부와의 협력체계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명품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의 경우는 향수를 제조하던 공장에서 알코올 세정제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유럽의 전통 주류회사들은 주류용으로 비축했던 알코올을 세정제 원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GM, 롤스로이스, 포드 등의 자동차 기업도 기존 설비를 이용해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기기를 제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기업의 주목적은 이윤의 창출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은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의 개념이 보다 사회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사회의 복지향상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만 '이윤'을 내는 협의의 가치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광의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이 개인이나 주주들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정부, 사회 전반의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위기는 그 과정은 힘들겠지만 인류는 기어코 극복해나갈 것이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극복의 역사에서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 기업, 시민들의 연대와 협력만이 펜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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