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가라 앉는 한국경제 '부양책' 절실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02.20 16:52

김종훈 보도국장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기업들이 더욱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어, 수출지원과 내수 부양 정책 등 대안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특히 수출 길들이 막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국내 관광산업 일자리 7만8000개가 사라진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의 피해와 한·일 경제전쟁 여파 등 수출 제제에 따른 피해는 한국 기업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기침체에 먹구름으로 뒤덮고 있다. 미국 규제를 피하려다 중동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이란 시장에서도 퇴출될 위기다.

항공업계는 작년 영업실적에서 수천억의 손실을 냈다. 자력으로 회복하기 힘든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683억원의 영업손실과, 67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이 전년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 사장 등 임원 일괄사표를 내고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저가항공사들은 더 어렵다. 6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제히 적자로 돌아섰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3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LCC 업체들은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거나 추가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사드문제 등으로 중국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현대차 등은 올해도 중국산 부품 부족 사태로 휴업과 재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일(21일)은 울산 2공장을 멈춰 세운다.

정유화학업계도 희망퇴직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업체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전 보다 각각 72.2%, 64.7% 줄어든 917억 원, 1239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6.1%, 62.6% 감소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 전망치(2384억 원)에 비해 98.0% 급감한 48억 원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은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소상공인들도 시름하고 있다. 자영업으로 대표되는 사업소득이 역대 최장인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악화에 최저임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사업소득이 5분기 연속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4분기 사업소득은 89만16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경제에 혹평을 하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피치·스탠더드앤드푸어스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무디스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한 데 이어 우려스러운 전망이 잇따라 등장한 것이다.

S&P는 19일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가 올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1%에서 1.6%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S&P는 중국과 연계된 한국 기업의 공급망과 생산 활동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 내 공장의 생산 중단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것이다. S&P는 "공급망 차질로 인한 제조업 충격, 중간재의 중국 수출 감소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소비 심리 악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최근 만나는 기업인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늘어놓는다. 내수침체로 점포정리와 감원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유통업계에서는 “언제 짤릴지 몰라요”라고 위기감을 드러낸다. 재래시장을 즐겨 찾는 편인데, 인적이 드문 것은 물론이고, 상인들은 인건비도 안나온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체감하는 경기는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산업군과 업종별, 소상공인 등 세밀하게 피해를 파악해, 금융 지원과 규제해소, 한시적 세제 감면혜택, 자동차 취득세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마련할 타이밍이다. 정부는 기업과 서민의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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