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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된 배민…자영업자부터 정치권까지 기업결합 반발 확산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0.01.07 17:41

배민-요기업 기업결합 시 수수료 인상 등 부작용 발생 우려 확산
소상공인연합회와 프랜차이즈연합회, 국회의원까지 독과점 우려
민족성 강조 마케팅 펼친 배민 독일계 매각에 '게르만 민족', '배다른 민족' 비난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는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부터 정치권까지 나서 이구동성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DH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사실상 독점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수료 인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란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종 칼자루를 쥔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배민과 DH의 기업결합심사서가 공정위에 접수됐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민과 요기요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 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등이 참여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도 배민 불패 운동 등 단체 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정치권까지 나서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공정위 심사를 앞두고 배민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이처럼 배민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것은 먼저 독과점 시 발생할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이 55%, 요기요 33%, 배달통이 10%선이다. 결국 세 회사가 하나가 된다면 시장은 독점이 되고 수수료는 지금보다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상공인연합회와 프랜차이즈연합회, 국회의원들 및 상당수 국민들의 시각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은 "배달 앱 시장 1~3위 기업이 한식구가 되면 경쟁이 사라지고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다른 회사로 운영한다고 말하지만 고객의 데이터베이스(DB)는 하나고 기업이 독과점이 되면 자기 이익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배달앱 1위 기업이 독일에 팔려 민족 감정을 건드린 것도 논란을 증폭시킨 이유다. 배민은 앞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TV광고로 민족성을 강조하면 마케팅을 펼쳤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민 이 광고를 거론하면 배신을 당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게르만 민족', '배다른 민족'이라는 비난 여론도 쏟아졌다.

공정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과거 공정위 판단은 독과점에 엄격했지만, 새로 형성된 시장에선 소비자 편익 증대, 새로운 경쟁 환경 등을 이유로 다른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는 혁신을 촉진하기도, 가로막기도 한다"며 "(두 회사의 합병이)혁신을 촉진하는 측면과 독과점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측면을 균형 있게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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