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시사프리즘] 프랑스 연금개혁 반대시위, 성탄절에도 이어진다. 내 국민연금은 안전한가?

등록 2019.12.26 17:29

[공병호의 '시사프리즘' 주요내용 요약]


1. 연금이란 것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돈을 붙는 사람 숫자와 돈을 타가는 사람 숫자가 얼쭈 비슷해야 한다. 저출산이 지속되고,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공적 연금 제도는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돈을 불입하는 사람 숫자는 날로 줄어드는데, 돈을 타가는 사람 숫자는 날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프랑스 연금개혁>
1. 프랑스 파리는 12월 5일부터 마비 상태다.철도와 지하철이 모두 섰다. 공무원 교사도 업무를 중단해서 공공서비스가 중단상태에 있다.


2. 모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개혁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사람들이다. 일단 혜택이란 것이 한번 주어지고 나면 그것을 빼앗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프랑스 연금개혁을 관심있게 보는 이유가 그것이 프랑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39세에 프랑스 대통령에 투자은행가 출신의 마크롱은 정치인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 마련인 연금개혁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4. 프랑스는 2019년 한 해만 하더라도 각종 연금의 적자분을 메우는데 무려 415조원의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4%에 이르는 막대한 돈이다. 이 정도의 빛이 10년 정도 계속되면, 프랑스가 연금만으로 추가적으로 4000조 정도의 국가부채를 지게 된다. 도저히 감내할 수 없을 수준에 되어서야 프랑스가 연금개혁이 들어간다


5. 참고로 2017년 달러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2조5100억달러이고이고, 서방 선진국 가운데서도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가 98.4%(2018년 기준)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참고로 영국은 85.9%, 독일은 61.9%)이다. 64%(2007년) -> 98.4%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후부터 급속히 국가부채가 증가추세다


6. 프랑스 연금은 모두 47개로 나누어져 있으며, 직종별로 세분화 되어 있고 수령액도 다양하다.


7. 예를 들어, 국영철도회사(SNCF) 퇴직자 25만명은 올해 연금 7조원을 수령하는데, 이 가운데 60%를 정부가 세금으로 채워준다. 25만명을 떠받치는 현재 직원이 14만명에 그치기 때문이다.광부 연금은 수급자가 가입자보다 156배나 많을 정도다. 나랏돈에 기대지 않고는 운용할 수 없다. 한국의 국민연금와 같은 일반연금은 최근 60년 사이 수급자는 6.2배 증가한 반면 가입자는 1.9배만 늘었다. 부실이 뻔해도 노조가 무섭고 선거철 표가 두려워 손대지 못했다.


8. 연금개혁의 핵심은 (1) 42가지 연금을 통합하고 (2) 수령 개시 시기를 62년에서 64년으로 2년 늦추는 것이다.


9. 프랑스 연금 성장사를 보면 연금제도를 망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은 최초의 사회당 정부의 대통령이었던 미테랑이다. 그는 청장년층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3년 연금 개시 시기를 65세에서 60세로 하향 이동시켜버렸다. 전형적인 대중영합주의 정책이다. 그는 박수를 받았고, 사람들은 환호하였다 그러나 "누가 5년 동안 일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가?"라는 질문을 미래의 문제로 넘겨버렸다


10. OECD가 펴낸 [한눈에 보는 사회 2019(Society at a Glance 2019)] 라는 자료를 보면 프랑스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온다. 노동시장을 떠나는 '유효노동시장 은퇴연령'이란 용어가 있다. OECD 36개국을 대상으로 할 때 프랑스인들이 가장 먼저 노동시장을 떠난다. 일자리를 떠난 다음 기대수명까지를 '은퇴후 기대수명'이라 한다.


11. 유효노동시장 은퇴연령은 프랑스(60.5세), 이탈리아(62.4세), 스페인(62.2세), 네덜란드(63.8세), OECD평균은 65.3세이다. 한국은 14위로 72.9세다.


12. 은퇴연령이 빠르고 ‘은퇴 후 기대 수명’이 길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공적연금이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 후 기대수명은 프랑스(23.3년), 이탈리아(21.6년), 스페인(21.6년), OECD평균(17.9년)이고, 한국은 14위로 12.4년이다.


<한국의 연금적자>
1. 우리나라는 8대 사회보험을 갖고 있다. 특히 공무원 연금과 군인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정부보조금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3.8조원(2019년), 4.2조원(2021년), 5.3조원(2024년), 7.5조원(2028년) 순서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금납입자 증가 속도보다 수급자 증가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2019년 51만 6000명에서 2028년 65만 8000명으로 27.5% 늘어나고 군인연금 수급자도 19.1%가 증가한다.


2. 8대 사회보험의 재정수지 흑자 규모는 2019년 35조 5000억원에서 2028년 20조 8000억원으로 41.4%가 줄어든다. 국민연금의 흑자는 42조 8000억원, 2028년 40조 7000억원의 흑자를 낼 전망이지만,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이미 대부분의 사회보험이 손실을 내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3. 고령화 추세로 말미암아 사회보험 전반에 걸쳐 지출이 수입을 크게 압도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의 경우는 2019년에는 수입이 지출의 90%이지만, 2028년에는 그 비율이 80%로 악화된다. 그 차액분 만큼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4. 한국은 고령화 문제 이외에 저성장의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지금 사회보험에 대한 수입과 지출은 모두 정상적인 성장을 가정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추계치들이다. 한국이 장기침체에 빠져들어가는 현재 추세를 미루어 보면, 사회보험의 지출을 효율화하는 국가적인 노력이 없다면, 현재 프랑스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서 우리도 빗겨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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