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정윤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정윤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춥고 건조해는 계절이 되면 호흡기계 질환자가 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감기나 독감에 더 잘 걸립니다. 이러한 차이는 개인마다 갖고 있는 면역 기능, 저항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면역은 감기와 같은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알러지 질환, 자가면역 질환과 종양 및 노화와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이유와 면역력 향상하기 위한 방법
노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화에 따라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염증 반응은 증가합니다. 최근에는 고령화로 인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은 외부 환경이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오랜 기간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노화에 따라 예방접종 후 항체 생성능력이 저하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감염성 질환이 증가하고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 면역질환도 증가합니다.
스트레스
면역계는 정서적 상태와 스트레스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부정적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세포인자연살해세포(NK)의 활성도 저하(기능 둔화), 림프구의 증식 억제, 항체 생성 감소와 여러 면역 조절 물질의 변형을 가져와 전체적인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억제시키게 됩니다. 건강한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스트레스 조절이 필요합니다.
수면부족
수면을 취하는 동안 신체는 체온, 혈압, 호르몬 합성, 면역 반응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깊은 잠에 빠져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시간에도 신체의 모든 부위는 복구와 청소 작업 및 체내에 쌓인 독소를 깨끗이 제거하고 신체의 각 기능을 조절하느라 분주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수면 시간이 2~3시간만 모자라도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현저하게 약화된다고 합니다. 수면 부족은 백혈구 세포와 세포상태(기능), 면역 시스템의 각종 화학 물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으로 실험자의 중추 신경계가 췌장에서 인슐린 생성을 억제하고 혈당의 대사를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일종인 코르티솔 수치가 노인과 비슷해져 실제 나이보다 휠씬 나이 들어 보입니다. 충분한 수면은 노화 방지 기능도 있습니다.
술, 흡연, 비만 그리고 약물 중독
흡연과 알코올 섭취, 비만, 스테로이드와 항암제 치료의 경우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도가 감소되어 있습니다. 그 외 항생제등 면역 억제하는 약물, 호르몬 치료 등도 면역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생제는 유해한 세균을 죽이는 동시에 인체에 유익한 세균도 함께 파괴합니다. 또한 알레르기 등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면역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
영양, 운동, 스트레스 조절과 수면(24시간 일주기리듬), 장내 미생물 등이 면역력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잘 조절하면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습니다.
적절한 영양보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사법이 우선입니다. 미국 암 연구협회에서는 30~40%에 이르는 암이 평소 먹는 음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암 발생을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소 먹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양 결핍이나 과도한 섭취로 인한 비만은 면역력을 저하시킵니다. 영양 결핍의 경우 특히,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는 세균의 침입에 대해 피부 장벽 기능을 저하시키고 림프구 수를 감소시켜 세포 매개 반응을 저하시킵니다. 반면 과도한 영양 섭취는 비만을 초래하게 되고 증가된 비만 세포는 T세포와 B세포의 균형을 저해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면역 시스템을 위협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미세 영양소 중 면역력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비타민과 미량원소는 비타민 A, D, E, C, B6, B12, 셀레늄, 아연 등 입니다. 이들은 항산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필요하지만 특히 이러한 미세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 각종 면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전체식품(현미, 뼈째 먹는 생선, 씨앗 등)은 미네랄과 섬유소가 충분히 들어있으며 발효식품은 식품의 영양소와 미생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효소까지 섭취할 수 있어 유익합니다. 또한 식이섬유는 장을 깨끗이 청소해서 혈액 순환을 돕고 체온을 높여주어 추천할 만합니다.
운동
운동 역시 면역 유지에 중요합니다. 한 연구에서 과도하지 않은 중간 정도의 운동이 노인에서 상기도 감염을 29%정도 감소시켰고 여성에서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켰다고 합니다. 반면 과도한 운동은 림프구의 기능과 수를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 근육 내 염증을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감기 유사 증상을 유발하고 감염성 질환을 오래 앓게 할 수도 있습니다. 권고되는 적절한 운동은 유산소 운동으로 주 3회~5회, 30~50분 정도이며 운동강도는 최대운동능력의 70% 정도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면역기능이 최고로 유지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인마다 갖고 있는 질환이나 체력이 다르므로 반드시 이 권고안을 지킬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과도한 운동이 면역반응을 더 향상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웃음
웃음은 자율신경에 작용하여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을 적절하게 변화시킵니다. 편안할 때 주로 부교감 신경이 우위로 작용하는데 림프구는 부교감 신경의 지배하에 있습니다. 또한 뇌에서 도파민을 촉진시켜 백혈구를 활성화 시킵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사람은 비관적인 사람보다 T세포의 수가 더 많고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도가 더 높다고 합니다.
장(GUT)
장내 세균은 항원으로 작용하여 면역 기관이나 면역 세포의 자극을 주어 면역계 전체를 활성화하고 감염 방어에도 효율적입니다. 노화, 식사, 스트레스는 장내 세균에 영향이 있습니다. 장내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등)는 자연면역에서 자연살해(NK)세포의 활성도와 대식세포의 식작용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적응면역에서 B세포에서 IgA의 생산을 촉진합니다. 한 연구에서 락토바실루스 복용은 로타바이러스 예방 접종 후 IgA 항체 생성을 촉진해 로타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감염 빈도나 설사의 정도가 약해졌다고 합니다.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에서 만성 변비나 설사, 염증성 장 질환이 있다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발효식품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비피더스균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이러한 식품을 장복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예방 접종
성인에게도 독감 접종, 파상풍,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대상포진 예방을 목적으로 접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저하가 있거나 만성질환자일 경우 예방접종을 적기에 실시 해야합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 몸의 건강 유지와 질병 예방, 노화방지를 위해 면역시스템의 유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면역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 공급, 수면, 스트레스 해소, 중간 강도의 운동으로 생활습관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정기 검사와 예방 접종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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