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이동통신 3사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수장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내년 3월 퇴임이 확정된 가운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과 황창규 회장은 내년 3월, 하현회 부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지난 2017년 취임한 박 사장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 5G 가입자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점유율은 44.3%로 KT(30.4%)와 LG유플러스(25.2%)를 크게 앞서며 1위 사업자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도 이통3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SK텔레콤의 3분기 영업이익은 30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5.45%, 31.65%나 떨어졌다.
인수합병(M&A) 승부사로 통하는 박 사장은 취임 후 굵직한 M&A를 성공시킨 점도 유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ADT캡스를 인수한데 이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합한 '웨이브'를 출범하는 등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료방송 M&A의 최대 화두였던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도 내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취임 초부터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이를 마무리 짓는 적임자라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은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에 연루돼 자진 사퇴 압박을 강하게 받았지만 2017년 연임에 성공한 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5G 상용화에 적극 앞장섯다. 황 회장은 이후 작년 3월 정관 변경을 통해 회장 선출 방식을 변경하면서 퇴임 의사를 밝혔다.
KT는 현재 회장 후보군 37명에 대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 5~10여명으로 후보를 줄여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보낼 예정이다. 아울러 차기 회장 후보 1인을 선출하는 최종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황 회장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하 부회장은 임기가 1년 넘게 남아있다. LG그룹이 내부적으로 부회장단 5명을 유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 부회장의 유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하 부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주요 경영진 회의에서 5G 혁신형 콘텐츠 등 콘텐츠 제작∙수급과 차세대 유무선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는 장기적인 계획을 밝힌 만큼 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