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권혁인 교수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권혁인 교수
앱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일반 국민들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로 등장하였다. 앱과 관련된 ICT기술 분야를 보면 통신에서는 LTE를 넘어 5G로, 휴먼 인터페이스기술로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MR(혼합현실)을 넘어서 인공지능으로, 연결은 개인, 가전제품 등 거의 모든 것을 연결하여 스마트시티로 발전하는 등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과연 ICT신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패러다임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 것인가?
혁신적 ICT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앱'이라는 형태로 접촉이 일어나며 그 영향은 전국적인 동시다발성의 효과로 나타나므로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앱'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을 오래된 용어로 지칭하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폭 넒은 의미의 '서비스' 대신 '앱'을 사용하는 이유는 모바일 폰이나 TV와 같은 ICT기술을 매체로 전달되는 서비스에 국한시키는 것이라고 본다면 우리는 '앱'을 서비스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사회적 부작용을 예견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서비스'는 유형적인 요소도 있지만 무형적인 특성이 많다. 그래서 서비스 제공자의 나쁜 의도를 방지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많은 규제가 있기 마련이다. 요즈음 사회문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타다', '카카오택시' 그리고 얼마 전까지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배달 앱의 사례를 살펴보자. 타다와 카카오택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의 택시면허 제도의 규칙을 준수했느냐에 있다. 질서 파괴의 크기로 보면 타다가 크기 때문에 논란이 더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카카오택시가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경우에 과도한 수수료 징수와 서비스에 대한 적정 과금의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수수료의 문제는 이미 배달앱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 ICT기술에 기반한 서비스에는 승자독식의 법칙이 존재함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서비스는 일부 휘발성이 있는 요소가 있고, 소비자의 경험 가치로 가격이 매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속성을 잘 반영하여 산업적 발전으로 유도하는 것을 선진국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미쉐린가이드는 요리에 대한 소비자 경험 가치를 등급화하여 제시함으로써 일반인들이 혁신적 요리 '서비스'에 대한 경험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고, 와인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도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가치가 지킬 수 있도록 제도화함으로써 전세계가 열광하는 오늘날의 와인 문화를 창조하였다. 와인 관련 업종의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의 10%가량 된다는 사실은 제조업에 기반한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잘 설명한다. 또한 규제와 경험의 가치에 대한 보호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배달 앱의 경우를 보자.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서비스 제공자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아서 앱으로 소비자와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규제를 고민한 흔적을 보기 어렵고, 서비스 제공자인 식당주들에 대한 서비스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도 않는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영토에서 앱의 운영자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독재자의 위치로 자리매김했고, 수 많은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수수료에, 소비자는 질 낮은 서비스에 동시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ICT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혁신을 가지고 올 수 있지만 동시에 '파괴자'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신기술을 개발하여 삶을 변화시켜왔다. 그러나 ICT 기술만큼 빠른 속도로 기존의 질서를 파괴시키는 기술은 없었다. 파괴는 쉽지만 새로운 질서의 확립은 어려운 만큼 변화를 조절하는 현명한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앱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서비스혁명 시대의 최전방에 위치하는 것인만큼 앱에 대한 새로운 가치 기준을 제시하여 기술의 발전이 서비스 혁명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혁신적인 앱이 건전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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