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
우연히 TV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막 레이스에 마음을 빼앗겨 17년째 지구상 곳곳의 사막과 오지를 거침없이 달려온 직장인 모험가 김경수 씨가 "나는 왜 사막에 가는 걸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난 시간들을 들추어냈다. 그리고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 안에 자신이 찾은 답을 적어 내려갔다. 이 책은 저자가 뛰고 뒹굴며 넘다든 사막과 오지에서의 경험을 생생하게 소개한 감동의 기록이자 인생 지침서이다. 꿈이 없는 청춘, 꿈을 잃은 중년 그리고 현실의 무게에 눌리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이 책은 달라진 자신을 보상받는 가이드러너가 되어줄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사막이 필요하다
세상은 멈춤을 말한다. 지난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처럼 남들이 가던 대로 열심히 쫓아가는 대신 나만의 길을 찾는 데 관심을 둔 사람이 늘고 있다.
저자 김경수 씨는 사막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어릴 적 꿈꿨던 첩보원 같은 장래 희망은 잊힌 지 오래고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에 취직해 가정을 꾸리고 살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문득 TV 다큐멘터리에 나온 사막의 광경에 시선이 꽂혔다. 보기만 해도 뜨거운 모래 위를 뛰어가는 레이서의 모습은 잊고 있었던 그의 열정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렇게 저자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그가 달리기 위해 떠나는 곳은 대부분 오지와 사막이다. 레이스에 참가할 때마다 죽을 것 같은 고통과 완주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닥친다.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고 달린다. 여기까지 온 경비가 아까워서, 완주에 실패하고 돌아갔을 때 아들들에게 면이 서지 않아서 같은 온갖 이유가 그의 등을 떠민다. 그렇게 조금씩 달리다 보며 어느새 피니시 라인을 지난다. 이런 모험이 어느덧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3년 사하라 사막을 시작해 나미비아, 칠레 아타카마, 타클라마칸, 인디아 사막, 그랜드 캐니언, 캄보디아 정글 등을 거쳐 2019년 8월 몽골의 고비 사막까지, 장장 6,400km를 달렸다. 저자의 직업은 공무원이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모험가로 여전히 사막과 오지를 누비며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한계를 넘어서야 다음 단계가 있다
인생을 춘하추동에 비추어 4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 계절이 지나야 다음 계절이 오듯이 인생에 있어서도 한 시기를 겪어내고 성장해야 다음 시기를 경험할 수 있다.
인생에 4계가 있듯 오지로 뛰어든 선수들은 반드시 경계境界, 관계關係, 한계限界 그리고 설계設計의 사계를 거쳐야 한다. 먼저 자신의 벽경계, 주변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인생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듯이 사막에서도 나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낯선 이에게 힘을 얻고 손을 내미는 이와 한 모금의 생명수를 나누는 관계가 없다면 완주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다다르게 되는 '한계'가 있다. 엄청난 모래 산, 광활한 광야와 협곡, 사방을 분간할 수 없는 사막의 밤을 홀로 달리다 죽음의 문턱에서 숨을 헐떡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달릴 때마다 한계에 부딪힌다. 한계에 다다를수록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전진할 것인가?'
참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이런 고민은 한계에 다다른 자만이 겪을 수 있다. 최선을 다했기에 한계까지 다다른 것이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한계를 넘어선 증거는 기록으로 존재한다. 그 기록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 자신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죽을 만큼 힘이 들 때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견뎌낼 것인가. 선택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더 멀고 더 깊고 더 높은 곳으로의 도전은 한계를 넘어서 자의 전유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도 실패도 없다.
저자는 사막과 오지를 달리는 동시에 인생을 달리는 중이다. 사막에서 배운 지혜와 가르침을 토대로 인생이라는 특권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가 누리는 특권을 함께 공유하고 싶지 않은가. 저자가 사막에서 배운 지혜를 들여다보자. 일상에 지쳐 잊혔던 나만의 사막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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