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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부진에 풍랑 맞은 정용진호…"전략 부재 고민해야"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19.10.15 17:39

이마트 2분기 '적자 실적', 3분기 '실적 저조' 전망에 촉각
정용진 부회장의 전략 부재가 이마트 적자 영향 원인 지적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신세계 제공.

소비 침체와 온·오프라인 시장의 변화 등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주요 유통업체들이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타개책으로 꺼내들 것으로 보여 하반기 칼바람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중 신세계그룹이 서둘러 조직 개편과 인사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를 이마트 혹은 이마트 부문에 한해 한달여 앞당겨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993년 창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대형마트 시장의 포문을 연 이마트는 최근 전사적인 위기에 맞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작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12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가 추정하고 있다.


이마트가 아직까지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소비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감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이 중점인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오프라인 매장은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서는 쿠팡,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강자들이 자리매김하고 있어 이마트의 적자 탈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신세계 정기인사가 매년 11월 말경에 이뤄졌으나 올해는 한 달 정도 일정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분기 실적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은 이마트의 이갑수 사장은 연말 정기인사에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대표이사 취임 6년째인 이 사장은 이마트의 다음 정기주총에서 재선임을 받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이마트 실적악화의 모든 책임을 CEO가 떠안은채 회사를 떠나는 방식의 조직개편만으로 실적 부진을 빠르게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실적악화의 원인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전략 부재 및 리더십 탓도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내외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이 추진한 삐에로쇼핑, 부츠 등을 중심으로 전문점 적자 폭이 확대됐다. 2분기 이마트 전문점 부문 영업손실은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160억원에서 28억원 늘었다.


정 부회장은 이미 10년 전부터 온라인시장의 중요성을 매년 강조해왔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2010년부터 "온라인사업을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은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원을 투입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다. 


SSG닷컴은 2분기 1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강조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마트24도 영업손실 규모가 64억원에 달한다. 조선호텔, 굿푸드 홀딩스 등 주요 자회사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신사업에 대해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부츠'와 '삐에로쇼핑'이 그 대상이다. 두 사업 모두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올해 '부츠'와 '삐에로쇼핑'의 33개 점포를 폐점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점과 트레이더스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6년째인 이갑수 사장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오프라인매장인 이마트의 실적 부진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어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수도 있다"며 "교체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마트가 온라인마켓에 밀려 적자를 보는 상황은 구조조정 없이는 탈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삐에로쇼핑과 노브랜드, 부츠, 전자매장 일렉트로마트 등도 하나같이 고전하고 있는 만큼 전략 부재라는 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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