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규칙적 운동 등 생활습관 데이터 분석 당뇨병 진행에 영향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최윤희 교수
"떡을 간식으로 많이 드셨나요?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가요?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시나요?"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가 환자에게 궁금한 것은 처방 받은 약을 잘 드시는지 평소 혈당은 어떤지 뿐 아니라 어떤 구성의 식사를 하는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지, 스트레스는 높은지, 음주는 하는지, 흡연을 하는지 등이다.
식사, 운동, 음주, 흡연, 스트레스, 수면 등의 다양한 생활습관의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혈당 수치를 변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진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병원 안에서의 정기적 검사, 적절한 처방과 투약도 필요하지만, 병원 밖에서 환자가 어떤 생활습관을 기반으로 건강관리를 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진료와 진료 사이 기간 동안 '당뇨수첩'에 평소의 자가 혈당 측정 값뿐 아니라 식사, 운동, 투약 정보 등을 기재하여 내원 시 보여주도록 권고하는데 최근에는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 통신 기술의 발달로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고 자동으로 '당뇨수첩'에 혈당, 활동량 등을 연동해서 기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어 수첩의 분실, 누락 우려를 줄이고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게 됐다.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 A씨의 예를 통해 스마트한 당뇨병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는 건강검진센터의 검사 결과에 따라 내분비내과 외래로 연계되어 진료를 받는다. 이와 함께 식사, 운동, 혈당 관리를 위한 1회성 교육을 받고 2~3개월 후 다시 병원에 방문한다.
이때에 스마트폰 기반의 생활습관 관리가 적용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
당뇨병 환자 A씨는 식사 전에 내가 먹을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식사 후 30분간 걷기 운동을 하고 식후 2시간에 혈당을 측정한다.
A씨는 당뇨수첩에 식사, 운동, 혈당 정보를 직접 기재하지 않았지만 이미 A씨의 스마트폰에 모든 정보가 입력되어 있다. 식사 정보는 찍어둔 사진을 통해 운동과 혈당 정보는 연동된 활동량기기와 혈당기를 통해 자동으로 전송되었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센터 사후건강관리팀의 영양‧운동전문가가 A씨의 식사‧운동 등의 병원 밖 생활습관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에 코칭 메시지를 전달한다.
A씨는 전문가의 코칭 메시지를 기반으로 식사, 운동,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 관련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한다.
실제로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기초로 건강관리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는 당뇨병 예방‧관리가 필요한 프리미엄 수진자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 당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 당뇨관리 서비스'는 수진자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라이프 로그(life log)'를 연동하면 운동‧영양 전문가가 수진자의 병원 밖 생활습관 정보를 모니터링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이다.
진료 시에는 환자가 기존의 당뇨수첩 대신 스마트폰을 담당 의사에게 보여주면, 의사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이미 분석돼 있는 식사, 운동, 혈당 등 평소에 알기 힘들었던 환자의 병원 밖 건강정보에 대해 쉽고 빠르게 파악하여 맞춤 진료를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검진센터-병원-가정 등 모든 환경에서 의료진-헬스케어전문가-환자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당뇨병 환자의 병원 밖 생활습관 데이터에도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최윤희 교수.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