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마트 전국 매니저 카톡방서 음란대화, 수리 맡긴 제품 속 고객정보 불법 공유
이마트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엄중히 징계할 것"
대구시민단체들이 지난 3일 이마트의 소비자 인권 침해와 성희롱 사건 공개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대구참여연대 홈페이지
신세계그룹 자회사 이마트가 운영하는 전자매장 일렉트로마트 매니저들의 단체 카톡방에서 여성 고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음란 대화와 성희롱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업계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대구참여연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소비자단체협의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3일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이마트 월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고발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마트 가전 판매점인 일렉트로마트 강원, 제주, 목포, 대구 등 전국 매니저 수십명이 속한 카톡방에서 고객을 비하하거나 여성 고객을 성희롱하고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 공유하는 대화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심지어 고객이 수리를 맡긴 컴퓨터에 저장된 나체 사진을 공유하거나 고객이 불법 음란사이트 '소라넷' 회원으로 추정된다며 성희롱도 서슴치 않았다.
여성 고객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미친X 득실득실", "돼지 같은 X", "오크녀(여성 외모 비하)", "몸매가 별로다", "XX 리액션 X 같아서" 라는 표현을 주고 받았으며 노인 고객들을 '틀딱(틀니를 한 노인을 비하하는 말) 놀이터'라며 욕설을 이어갔다.
익명 제보자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6월 대구참여연대에 제보했다. 고발 내용을 보면 전국 이마트 매장의 일렉트로마트 소속 매니저 수 십여명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2018년 6월 9일부터 7월 2일까지 한 달 동안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다.
단톡방 속 전체 직원 수는 50여명으로 추정된다. 고발된 문제의 대화에 참여한 직원은 10여명이다. 현재 해당 단톡방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초 A씨는 이사실을 올해 3월 이마트 본사 신문고에 알렸다. 하지만 이마트는 제대로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자료를 들고 시민단체를 찾아 직접 제보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이와 관련 지난 3일 오후 이마트 대구 월배점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연대회의는 집회에 앞서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엄연한 소비자 인권 침해로 범죄 혐의자 고발 등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며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과한 이마트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일렉트로마트 직원들의 막말과 음란대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마트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이마트에 가서 같은 상황이었던 고객 보면 정말 화날 것같네! 이마트 안가는 나도 화나는 데,이마트 무섭네!"라고 밝혔고 다른 네티즌은 "이마트 문닫을 일이다. 손님의 은밀한 정보를 말하고 공유까지 하려했다 미국이라면 천문학적인 소송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지방 애플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해당 내용에 대해 신속히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엄중히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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