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이해관계자와의 공감대 구축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22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2019 VCM에서 최근 급변하는 사회 환경과 이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를 언급하고,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전략의 방향으로 '공감'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기업이 단순히 대형 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오늘날처럼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 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최근 5년간 경영권 분쟁과 검찰조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신 회장의 구속 등 큰 사건이 한꺼번에 터졌는데도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고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감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단순히 대형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신 회장은 평가했다. 아울러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회장은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최근의 빠른 기술 진보에 따라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기일 내에 부진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신 회장은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도 반드시 고려돼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한 이양을 통해 기동력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우수한 젊은 인재 확보와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남은 하반기에도 이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대표이사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한편, 롯데의 올해 하반기 VCM은 ‘내부 기업설명회(Internal IR)’ 형식으로,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들에게 100억원의 가상화폐를 주고 투자하도록 했다.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계열사는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