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한 켤레는 아이들에게 기부된다./탐스 제공
자신의 사회적 가치와 신념을 담아 표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발달되면서 해시태그 운동이 활성화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자신의 신념을 담은 소비행위를 표현하는 이른바 '미닝 아웃'족이 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Meaning'과 커밍아웃의 'Out'을 각각 결합해서 만든 신조어로 소비자운동의 일종이다.
미닝아웃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물건을 구입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사회적·정치적 의견을 옷, 가방 등 아이템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갑질 논란을 일으킨 기업의 제품은 일부러 선택하지 않거나 일회용 비닐봉지가 아닌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기업을 제품을 사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소비를 통해 드러낸다.
특히 2030 젊은 세대들은 SNS를 이용해 자유롭게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고 있다. 과거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꺼려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더바디샵은 "기업이 마음이 올바르면 이익은 날 것이다"라는 이념으로 환경은 물론 가정폭력 방지기금, 에이즈 인식 변화 운동에 적극 동참한 결과 기업 이미지와 매출을 모두 확보했다.
신발 브랜드 탐스 또한 기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탐스의 참업창업자 브레이크 마이코스키는 2006년 여름 아르헨티나 여행 중 많은 아이들이 맨발로 다니는 것을 목격하고,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기부 브랜드를 만들었다.
탐스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한 켤레는 아이들에게 기부된다. 그 취지가 알려지자 처음에는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SNS를 통해 탐스 슈즈를 신으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국내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 '에버레인'도 유명하다. 2010년 마이클 플레이즈만과 제스 파머가 온라인 남성복 브랜드로 런칭했지만 이제는 혁신과 지속가능 기업의 대표주자가 됐다.
서울시에서 버려지는 청바지를 수거하고 해체해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이스트인디고 제공
최근 국내에서도 미닝아웃 '개념소비'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고 착한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재활용 잡화 '제리백', 옥수수 섬유 '콘삭스', 데님 재활용 브랜드'이스트인디고'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이 브랜드들은 제조 및 유통과정 또는 환경, 소비자의 피해, 자원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8년 5만 4.677톤이었던 의류폐기물이 2014년엔 7만 4.4361톤을 기록했다. 9년 동안 36%나 증가한 수치다.
재활용 잡화 제리백은 1+1 기부방식으로 우간다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소비자가 국내에서 제리백 가방을 하나 사면 우간다 아이들에게 제리캔을 담을 수 있는 제리백 하나가 기부되는 방식이다. 이 기부방식으로 지금까지 6,500개의 제리백이 우간다 캄팔라 지역 현지 아이들에게 제공되었다.
'제리백'은 현재 한국에서는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방을, 우간다에서는 기부되는 가방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가방이 판매되는 만큼 우간다 아이들에게 가방이 기부되고, 현지 여성 봉제공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옥수수 섬유 콘삭스는 이름처럼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친환경 섬유로 양말을 만드는 패션브랜드다. 옥수수섬유는 기존의 섬유와는 달리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땅에 묻을 경우 미생물과 반응하여 6개월에서 1년 뒤 분해되는 장점이 있다.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반면에 비해 부드러우며 투습성이 높아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환경적인 제품이다.
콘삭스는 그 외에도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인 도네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금의 10%를 빈곤국가의 옥수수 농가 발전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재활용 브랜드 이스트인디고도 친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에서 버려지는 청바지를 수거하고 해체하여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수질오염의 최소화를 위해 천연 쪽 염색을 통해 제품을 물들이고 있다.
미닝아웃 족은 자신이 구입하는 것이 실용성과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가진 것들을 구입하는 행위자체가 돈을 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소비자심리 전문가 홍성태(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SNS가 확산되면서 소비 행위 자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신념을 담아 표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자리잡혔다”며 “해시태그 운동이 활성화 되면서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소비를 표출(미닝아웃)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고 있고 착한 브랜드들이 늘어날수록 정신적 만족을 원하는 소비자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