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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금리인하 경기변수 흐름 보며 대응"

조은주 기자 ㅣ
등록 2019.06.25 18:09

수요·공급·정책 모두 '물가 낮추는 요소'‥1~5월 물가상승률 0.6%
금리인하설 질의에 '신중'‥"대외 불확실성 두고 봐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저물가는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수출 둔화에 정부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경기가 나쁘면 금리를 내려야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한은 설립목적을 보면 물가안정, 거시경제, 금융안정도 고려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국도 유례없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했는데도 저인플레이션을 못 벗어나고 있다"며 "물가안정 목표제를 신축적 목표제로 이해하면 되고, 이 목표제 아래에서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도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1∼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 목표인 2.0%를 밑도는 0.6%를 기록했다.

그는 "올해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0.6%로 지난해 하반기 중 상승률 1.7%에 비해 상당폭 낮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원인은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된 데다, 국제유가 및 농축산물가격 등 공급측 요인과 복지정책 강화에 따른 물가 하방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에 따라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1.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물가가 크게 반등하지 않는 이상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0%대 이며, 물가안정목표를 2%로 설정한 이후 4년 연속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으로 직접 제어하기 어려운 영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큰 고민"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경기순환적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 중앙은행은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치를 낮추지는 않았다.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당초 예상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내년 이후에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현재의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1%대 초중반 수준이고 일시적 공급충격에 따른 물가 하방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하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점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빠르면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부진과 저물가라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만 거듭 강조했다.

또 이 총재가 "대외 리스크의 전개 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달 18일 회의에서 곧바로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당분간 대내외 여건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가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을 여러차례 언급하면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를 재차 강조한 것을 보면 7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이 기존 2.5%에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올해 오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나올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더해, 산업활동동향 등 실물경제 지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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