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새벽 시간대 교통사고가 속출하고 바닷길이 막히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광주·전남·부산·울산을 포함한 남부 지역과 강원 영동 등지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경남 거제 157㎜, 제주도 한라산 삼각봉 108.5㎜, 부산 영도구 102.5㎜, 남해 72㎜, 강원 삼척 71㎜, 경기도 과천 59㎜ 등의 장대비가 내려 피해를 키웠다.
이날 오전 0시 15분께 충북 제천시 송학면 도로에서는 A(43) 씨가 몰던 쏘나타 택시가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와 방호벽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60대 승객이 숨졌고 A씨 등 2명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53분께에는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IC 서창분기점 방향 1㎞ 지점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2.5t 트럭이 넘어져 연쇄 교통사고가 났다.
미처 멈추지 못한 테라칸 승합차가 이 트럭을 들이받자 뒤따르던 19t 화물차와 7t 화물차도 급하게 속도를 줄이다가 각각 옆으로 넘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9t 화물차가 싣고 있던 곡물이 도로에 쏟아지면서 차로가 통제돼 혼잡을 빚었다.
부산에서는 밤새 70㎜가 넘는 장대비가 내리면서 동래구 온천천에 있는 연안교와 세병교 등 2곳이 통제됐다가 이날 오전 3시가 넘어 해제되기도 했다. 또 영도·사상구의 주택과 지하노래방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경남에서도 거제 장평동 해안도로가 침수되고 통영 정량동 도로가 파손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남해·서해·제주도 앞바다 등 대부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리면서 바닷길과 하늘길도 끊겼다.
전날 오후부터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에서는 가파도와 마라도 등을 오가는 소형 여객선이 모두 통제됐다.
제주∼우수영 퀸스타 2호와 제주∼완도 한일블루나래호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일부 끊겼다.
제주 일부 지역의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5m를 넘어가면서 제주와 중국 선양(瀋陽)을 오가는 중국남방항공 항공기 2편도 결항했다.
역시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전남 모든 해상에서는 16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17척이 모두 운항을 중단했다.
서해에 강풍과 파도가 일면서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여객선 12개 항로 가운데 9개 항로 운항도 통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부터 강원 동해안을 제외하고 전국에 내리던 비가 차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강원 영동, 제주, 전남 해안, 경상 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 5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충청 북부, 전북, 전남 내륙, 경남 내륙은 30∼80㎜, 충청 남부와 경북 내륙 등은 20∼60㎜로 각각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안 지역은 바다뿐 아니라 내륙에서도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