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이오일레븐 조규윤 부사장 "카피라이터에서 CMO가 되기까지"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19.05.27 14:33 / 수정 2019.06.04 14:27

바이오 일레븐 조규윤 부사장/디지틀조선TV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바이오일레븐의 조규윤 부사장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는 그 중에서도 특히 글로서 '마음'을 전달하는 편지를 쓰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군대를 제대할 즈음 이만재 선생의 '실전 카피론'을 읽게 되었고, 그가 진로를 카피라이터로 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전 카피론'은 1세대 카피라이터로 알려진 이만재 선생의 광고 철학이 담긴 책이다.


조 부사장은 대학교 복학 후 대홍기획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카피라이터로서의 꿈에 다가섰다.


Q. 카피라이터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가?


A.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90년대 중반 광고 회사가 무대인 드라마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카피라이터를 '문장가'라고 불렀는데, 그렇다고 카피라이터가 글만 쓰는 직업은 아니다. 광고 제작 컨셉트를 뽑아내고, 아이디어 등을 결합해 소비자에게 공개하기 직전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특히 광고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도 카피라이터의 몫이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특징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것 이상의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광고를 접하는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Q. 첫 데뷔작으로 광고상을 수상했다던데?


A. 첫 데뷔작이 빼빼로 광고였다. 지금은 매해 11월 11일의 '상징'이 됐지만 당시에는 '빼빼로 데이'라는 것이 없었다. 빼빼로 담당 카피라이터가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도서관에서 우연히 하이틴 잡지를 봤는데, 경남 지역 여학생들이 빼빼로를 주고받는 일종의 '이벤트'를 한다는 토막기사를 보게 되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매달 11일 '빼빼로 데이'에는 사랑을 고백하라는 잡지 광고를 냈다. 이후 지금의 빼빼로 데이로 정착됐다. 그 공로로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잡지부문 수상했다.


Q. 광고회사 창업은 어땠나?


A. TBWA-KOREA를 그만두고 30대 중반에 독립광고회사를 창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빠르게 창업했다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 당시 업계를 선도하던 '웰콤'과 같이 크리에이티브가 강력한 광고회사를 만들고 싶었지만 여러모로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한때는 직원이 30여명에 취100억 매출을 올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악재를 맞으면서 회사는 어려워졌고 결국 회사를 접게 됐다. 아마 창업한 지 딱 10년째 되던 해에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10년 동안의 사업을 통해 많을 것을 배웠고, 다행히 젊은 시절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지금은 몸에 좋은 약을 먹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바이오일레븐 CMO 자리로 오게 된 계기는?


A. 사업실패의 충격이 가시고 나 자신이 가장 잘하면서도 좋아하는 광고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봉사단체에서 김석진좋은균연구소 소장을 만나게 됐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 사이가 될 정도로 가까워졌고, 당시 김 소장은 혼자서 우리나라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알리면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나도 드시모네 포뮬레이션을 직접 섭취하고 놀라운 효과를 보게 되었고 종종 마케팅 관련 조언을 해주기도 했는데, 마침 같은 봉사단체에 있던 이경민 민앤지 대표가 투자 제의를 하면서 셋이 뭉치게 됐다.


Q. 바이오일레븐의 드시모네는 어떤 제품인가?


A. 드시모네는 세계특허를 받은 유산균 배합인 '드시모네 포뮬레이션'을 원료로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Pro'(호의적인)와 'Biotics'(생물에 관련된)가 합성된 말로 인체에 이로운 살아있는 균을 뜻한다. 매일 일정량 이상을 섭취했을 때 우리 몸에 유익한 기능을 하는데, 드시모네는 보장균수 4500억 마리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도 개별인정 받은 원료이기 때문에 기능성이나 안전성이 특별하다. 바이오일레븐은 드시모네를 독점 생산 및 판매 중이며, 국내 최초 장내세균분석 'GMA'를 출시하고 헬스케어 사업도 추진 중이다.


Q. 회사의 성장속도가 빠른데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있나?


A.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120억원을 달성해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 목표는 200억원인데, 이 같은 추세대로 사업이 확장될 경우 IPO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경민 대표는 현재 코스닥 상장기업 민앤지도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는 만큼 IPO에 적극적이다.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하겠다고 확답할 수 없지만,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더 큰 비전을 위해 IPO는 필수적일 것이다.


Q.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두고 제약사와 건기식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데.


A. 프로바이오틱스는 전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군 중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고, 국내에서는 홍삼에 이어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에 허가등록된 곳만 해도 93개 업체이고 1,812개 제품이 있다. 시장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있는데, 결국엔 타 제품과는 차별화 되고 안전성과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원료를 갖고 있는 제품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드시모네 포뮬러는 8종의 유익균을 이상적으로 배합해 세계 특허를 받았고 200편 이상의 SCI 등재 논문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확인 받고 있다. 충분히 이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Q. 앞으로의 목표는?


A. 건강기능식품 기업은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하는 사명의식이 필수다. 그런 사명의식을 갖고 드시모네를 100년 이상 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내 자식의 자식도 드시모네 유산균을 먹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바이오일레븐 구성원 모두가 전문성을 가지고 드시모네가 장 건강에 유익하고 안전한 제품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 동안의 광고 카피라이터를 통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살려 브랜드를 키우고, 회사를 키울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