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인 지디엠 컨설팅 대표./지디엠컨설팅제공
"국제협상은 문화권이 다른 당사자간의 상충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문화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입니다. 따라서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국제정세 및 현안이 되는 이슈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조화를 이룰 때 성공적인 협상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신창인 지디엠 컨설팅 대표는 국내 유일 국제협상·문화간 커뮤니케이션(intercultural communication) 전문가다. 그는 최근 국제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기업들 및 글로벌기업들의 원활한 한국진출을 위한 국제협상대행 서비스(WeNegotiate)를 국내 최초로 론칭해 눈길을 끌었다.
신 대표로부터 국제협상과 최근에 론칭한 국제협상대행 서비스에 관해 물었다.
Q. 국제협상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한국에는 훌륭한 제품, 기술경쟁력 및 아이디어를 갖춘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하고 싶어도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기업들이 많다. 글로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협상이다. 언어 및 문화권이 다른 상대방을 만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한국과 판이하게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한다.
한국인이 해외 진출의 필수 과정인 '국제협상'에 유독 약한 것은 우리나라에는 협상문화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상'은 영미권에서부터 시작된 이해상충의 해결방안이다. 각자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여 갈등을 해소하지만, 상명하달 식의 의사소통이 익숙한 한국인은 이런 상황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 한국의 유망한 기업들이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보고 직접 나서 도움을 주려고 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Q. 협상대행 서비스 론칭 후 반응은 어떤지?
A. 한국인의 '협상'에 대한 인식은 내가 90년대에 도미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한국기업들은 협상이나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말만 통하면 되지, 무슨 전문가가 필요해?'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 간혹 자신은 '협상에 자신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국제협상의 핵심인 문화간 커뮤니케이션에 관한한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협상대행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것 같다. 이 서비스에 관하여 문의하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협상 자체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는 분들이 많다. 또한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에 수반되는 작업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협상'이란 개념 자체가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협상학을 창시한 하버드법대의 로져 피셔교수와 윌리엄 유리교수는 "협상이란 합의에 이르기 위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즉 협상이란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상충된 이해관계를 해결해나가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한 예로, 최근에 실리콘밸리의 투자가와 한국의 벤처간의 투자협상 대행서비스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한국인들의 특성이지만 한국인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강하게 요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초기의 전략수립을 위한 컨설팅 과정에서 애를 먹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이 있는 것을 간파, 지디엠컨설팅은 사전 전략수립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국측이 원하는 협상목표와 합의사항을 사전에 준비해 성공적으로 협상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Q. 한국인에게 국제협상력이 있다고 보는지?
A. 2000년도에 박사학위 논문자료 수집차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3개월간 체류하면서 한미 통상협상에 참여한 30여명의 고위급 공무원들을 인터뷰했다. "한국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묻자, 그들은 모두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미국이 열라면 열어야지 별 수 있나요"라고 자조했다.
'협상력'이란 국력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상충된 이해관계에 얽힌 이해(interest)를 누가 더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대미협상이 가장 좋은 예이다. 북한이 약소국임에도 대미 협상력을 행사한 것은 바로 핵무기라는 상호간 상충되는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장 시급한 외교적 현안이기 때문에 북한의 협상력이 제고될 수 있었다. 한국도 이러한 배짱있는 협상전략이 필요하다.
Q. 국제협상 대행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A. 이는 O2O서비스로 이뤄진다. 온라인 접수로 고객의 협상정보를 파악하고 오프라인으로 사전컨설팅을 통해 전략수립을 진행한다, 그 후 지디엠 컨설팅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조직, 협상대행에 들어간다. 서비스는 미국, 유럽, 러시아 및 중국·일본·인도 등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각 국가별 지디엠 컨설팅 파트너, 협상전문가들이 고객들의 니즈를 분석하고 협상을 직접 진행한다. 특히 해외기업은 하버드법대 협상연구소 조쉬 와이즈(Josh Weiss)박사가 회원들에게 협상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혜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협상부터 최종투자계약까지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여 고객만족도가 높다. 법률자문서비스와 해외출장서비스도 포함하고 있으며, 필요시 VIP의전서비스도 제공한다. 공항 픽업부터 라이드는 기본이고, 5성급 호텔숙박 및 행정지원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Q. 하버드법대 윌리엄 교수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데. 앞으로의 포부는?
A. 펜실바니아주립대 박사과정 3년차에 하버드법대 협상연구소(Program on Negotiation at Harvard Law School)에서 개최하는 박사과정연구장학생(PON Graduate Research Fellowship)에 선발돼 케임브리지로 갔다. 이때 협상학을 창시한 윌리엄 유리교수를 만났다. 2000년도에 유리교수가 '공동체협상'(Third Side)이란 이론을 창시하면서 우리 연구원들에서 연구비를 주고 사례연구를 지시했다. 그때 나는 북미간 핵무기협상을 연구했다.
그 인연으로 백악관 컨설턴트인 유리교수가 이끄는 백악관 협상자문그룹의 외부전문가로 영입, 미국 북핵협상 준비과정에 참여했다.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협상 뿐 아니라 다양한 갈등과 이해의 상충이 있는 국내외 문제에 내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 유리 교수가 평소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평화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