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제공
게임의 질병 코드 등재에 관해 전문가, 학부모들의 의견 충돌이 거세다.
지난 21일 '게임 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를 주제로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패널로 참석한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은 "요즘 게임은 복잡하고 전략·전술적 판단을 근거로 하는 게 많은데, 이런 걸 잘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중독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며 "예컨대 아이가 바둑을 잘 두고 싶어 하는 건 나쁘게 보지 않으면서, 게임은 어른이 잘 모르니 단순하고 폭력적이라고만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패널 김윤경 인터넷스마트폰과의존예방시민연대 정책국장은 게임의 연속성, 사행성 등이 중독의 원인이자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임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가 게임을 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청객 윤 모(대학생)씨는 “군인에게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라고 했을 때는 죽이지 못하지만, 계속해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학습시키다 보면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게 된다. 게임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잔인한 책이나 영화도 있겠지만, 게임은 훨씬 강력한 이미지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1인칭 시점에서 캐릭터를 조종하고 직접 그 행위를 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미뤄봤을 때 게임은 범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대도서관은 게임의 연속성은 인간의 기본적인 자아실현이자 성취 욕구라고 반박했다. 대도서관은 "아이가 학교에서 하루종일 수업을 받는데, 거기서 성취욕을 느끼는 건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뿐"이라며 "우리나라는 학교에 이어 학원에 가는 시스템이어서 아이가 성취욕을 느끼는 건 게임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게임상의 관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현재 SNS 시대의 네트워킹을 무시하는 굉장히 무지한 발언이다"라고 주장했다.
방송 직후 대도서관의 SNS에는 학부모들의 비난이 거셌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로서 열 받아서 찾아왔다. 게임에 빠진 아이 한번 키워봐라"고 분노했다. 다른 네티즌은 "지금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자녀의) 게임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는지 아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외에 “대도서관이 아이를 낳아봐라. 그러면 그런 소리를 못 할 것이다”, “유명한 만큼 말에 책임져라” 등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옹호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다른 학부모는 "나는 딸 2명 있는 부모다. 나도 부모로서 한마디 하겠다. 내 연봉은 상위권이고 일도 잘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 1년에 한 1000시간 정도 하는 것 같다. 게임이 질병이라고 말할 정도의 그 기준이 뭔가. 기준이 모호하다. 그리고 나는 부모로서 아이들도 게임 잘 시킬 거다"라고 적었다.
또 “게임이 원천적인 문제가 아닌 주변 환경이 문제라는 말 너무나 동의한다”, “게임 하면서 성적 좋은 애들도 많다”, “왜 아이들이 게임에 빠졌는지 뒤돌아보는 게 먼저 아닐까?”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