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CEO들의 무모한 힘의 발산 막아야"

등록 2019.04.12 09:00

[이성우 리더피아 리더십연구소장]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경쟁자들의 등장 반겨야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사진=자의누리

청명이란 글자답게 날씨도 맑고 기온도 오르기 시작한다. 드디어 봄이 왔다. 본격적으로 논농사를 준비해야 하고 밭에 가래질을 시작해 씨앗을 뿌리기 좋게 해야 한다. 씨앗 뿌리는 것을 돕기 위해 봄비가 내려 도움을 주는 곡우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물게 되면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곡식을 심기 좋게 비도 자주 내려 대지를 적셔주고 윤택하게 만든다. 모자리 판을 준비하고 볍씨를 물에 담근다. 나무는 물이 가장 많이 오른 시기이다.


◆ 직원들의 역량이 하늘을 찌를 듯
주역의 괘상으로는 뇌천대장(雷天大壯)이다. 하늘에 번개가 치고 땅에 벼락이 내리치는 현상이니 곧 비가 오면서 새로운 생기가 돋아나게 되는 형상이다.


기업환경에 적용해 보면 직원들의 역량이 하늘을 찌를듯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으로 무장하고 진군하는 상황이다. 지천태 단계에서 충분히 공유한 전략을 직원들이 공감하고 사명으로 받아들이면서 합심해서 진행하니 두려울 것이 없다.


직원들이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고 실천하게 되면 숨어있던 잠재역량이 표면화되면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 나가게 된다. 많은 아이디어와 우수 사례들을 만들어 낸다. 특히 이때는 사업시작과 더불어 채용한 사원들이 10~15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직문화에 익숙해지고 중간 관리자로 성장하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계가 되기 때문에 힘차게 전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충분히 오래도록 발휘할 수 있도록 도전적인 희망과 꿈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명확하고 강력한 목표는 직원들을 자극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해줘 모험을 즐기게 해주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아직 우리 전자산업이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했던 시절에 이미 세계 1등 제품을 몇 개 보유하고 있느냐? 질문을 하면서 매년 선진제품과 비교 전시할 것을 주문하고 직접 참여해 설명을 들으며 리더십을 발휘했고 지속적으로 자극을 줬다.


또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면서 말도 안 되는 꿈을 갖고 있었다. 걸음마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인 반도체를 시작하면서 제계 제일의 일본 반도체를 이기겠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불가능 하다고 얘기하면서 믿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 시기의 희망과 꿈과 열정이 있었기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고 결국엔 일본 반도체를 꺾고 세계 제일의 반도체 회사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현대조선의 거북선 신화도 유사한 것이다. 아무런 기술도 없이 오로지 배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수주를 하러 갔고 배를 만든 경험이 있느냐는 의외의 질문에 동전 뒤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설득을 했던 일도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처럼 무모해 보일 것 같은 도전적인 목표는 오히려 조직원들에게 암묵적인 신념 같은 것을 유발하게 된다. 신념이 굳어지다 보면, 하면 된다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단지 달성기간을 너무 짧게 가져가면 그야말로 무모하게 된다. 시간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도전할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나 기업이나 각자 목표를 크게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 스스로 넘치는 힘을 절제해야
사업전략과 달리 제품관점에서 이 시기를 해석해 보면 우수한 제품이 드디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해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전국적인 생산기지 확보나 판매망을 확장하고 또는 글로벌한 진출을 위해 해외 법인들도 본격적으로 설립하는 단계이다. 그러나 자연도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면서 만물이 성장하다 보면 불필요한 해충, 잡초들이 생겨나면서 농사를 방해한다.


기업으로 보면 시장에 새로운 참여자들 즉, 경쟁자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필요악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오히려 경쟁자들의 등장을 반겨야 할 것이다. 파이를 키우고 난 후 견제해 무너뜨리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전기 자동차의 상용화에 대해 관심들이 증가한다. 아직 충전 방식 등 장애요인 그리고 무인 자동차를 운영하는데 따른 리스크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 또한 미비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테슬라의 경우 애플과 같은 경쟁자들의 진입해 판을 키우기를 암묵적으로 원하는 상황이다. 어찌됐든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야 초기 투자비며 성장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경쟁자들을 불러들여 판을 키우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장군과도 같은 기상으로 경영을 하는 시기다.


하지만 세상은 항상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성장의 유혹에 빠지다 보면 본질에서 벗어나는 샛길로 빠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앞서 만들었던 경영이념과 비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뇌천대장 괘사에도 이 상황에서는 너무 힘이 크다 보면 주체하기 힘들 수 있으므로 군자가 스스로 넘치는 힘을 절제해야 한다는 설명이 있다. 군자를 경영자로 해석할 수 있다. 경영자들이 무모한 힘의 발산을 막아야 한다. 자칫 이 시기에 넘치는 에너지를 잘못 활용해 무모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다 몰락한 기업들도 많이 발생한다.


성공했던 많은 벤처들이 이 단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자신들의 역량만 믿고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본업은 지지부진해 망하게 되는 것이다. 다각화를 하되 자신들의 이념에 부합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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