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에 '셀피'라고 적혀 있길래 자연스럽게 후지필름의 '피킷 시리즈'나 LG전자의 '포켓포토 포포'을 떠올렸다. 당연히 '캐논 셀피 CP1200' 역시 휴대용 스마트폰 사진 프린터이려니 했는데, 막상 받아 본 제품은 거대한 사이즈와 무게, 누가 봐도 소형 포토 프린터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이다. 봄철 피크닉용으로 가볍게 들고 나갈 수 있는 휴대용 스마트폰 프린터를 기대했던 터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이 제품 알고 보니 '송일국 포토 프린터'로 알려진 '셀피 CP910'의 후속 제품이다. 전작에서 사용자들이 겪었던 불편 사항을 개선했다. 셀피 시리즈의 비결은 화질, 부피가 큰 만큼 여느 휴대용 포토 프린터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질 좋은 사진을 뽑아낸다. 색상 범위가 넓어 자연스러운 자연색을 나타내거나, 사진인쇄에 좋다고 알려진 염료 승화형 방식을 사용했다. 고체 잉크에 순간적인 열을 가해 각각의 색 염료를 순차적으로 가열하여 기체상태의 잉크를 용지 표면에 고착시키는 원리다.

출력 버튼을 누르면 '윙'소리가 나면서 인쇄가 진행된다. 스마트폰과 LCD화면에는 '처리 중'이라는 문구가 생기고, 이후 인화지가 총 네 번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사진이 완성되기까지는 대략 1분가량이 걸린다. 노란색과 빨간색에 이어 세 번째로 인화지가 들어갔다 나오면 완벽한 형태로 출력된다. 인화 마지막, 네 번째에는 '오버 코팅 처리'를 통해 사진을 한 번 더 코팅한다.

캐논에 따르면 이 오버코팅 처리 덕분에 처음과 같은 생생한 화질과 색감을 100년 가까이 보존할 수 있다. 아직 100년은 안지나봐서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물이나 주스 등 오염 물질이 묻어도 사진이 변색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오일형 미스트를 수차례 분사했을 때, 물기는 탁탁 털어내면 되고, 남아있는 유분을 휴지로 닦아내도 사진은 변함없이 선명하다.  

인화 용지가 다양하다는 점도 이 제품의 강점 중 하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엽서 사이즈를 비롯해 크레딧 카드와 8분할 스티커 등 총 9가지 종류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휴대용 포토프린터는 단일 사이즈만 출력이 가능한데 비해, 이 제품은 사용자가 원하는 사진 종류나 용도에 따라 용지를 선택해 출력을 할 수 있다.

또, 43종류의 증명사진 사이즈를 제공하고, 다양한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다. 엽서나 L사이즈 용지에 두 개의 사진을 배치하거나, 8분할 스티커 용지에 테두리가 포함된 8매의 포토스티커를 우표처럼 뽑는 것도 가능하다. 그 밖에도 2분할·4분할·8분할이나 인덱스와 셔플 등 다양한 레이아웃을 지원하고, 사용자는 취향에 따라서 가로, 세로 크기를 조절해 원하는 부분만 인화할 수도 있다. 

별도의 특수 용지 없이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진의 감촉을 원하는 대로 변경하여 출력할 수 있는 '표면 마무리 변경 기능'도 제공한다. 광택을 비롯하여 무광의 세 가지 패턴까지 총 네 종류의 표면처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진을 출력할 때는 유광으로 설정했다가, 증명사진이나 크레딧 카드 사이즈 사진은 무광으로 설정을 변경해 출력하면 된다.

프린터 화면은 틸트가 가능한 2.7형 LCD 형태다. 특히 LCD 내에서 '세피아', '흑백' 등 다양한 분위기를 이용할 수 있는 '마이 컬러 기능'과 '예쁜 피부 효과', '적목 보정 효과' 등을 사용해 사진을 편집할 수 있는 '보정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마이 컬러 기능이야 눈에 확 띄게 효과가 적용되지만, 보정 기능은 살짝 애매하다.  특히 예쁜 피부 효과는 워낙 미미해서 출력 전 스마트폰 보정 앱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빠르고, 만족도도 높다.

내장 Wi-Fi 기능을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진을 인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액세스 포인트 기능을 이용하면 Wi-Fi 네트워크가 없는 환경에서도 스마트폰이나, Wi-Fi 기능을 탑재한 캐논 카메라와 직접 접속하여 바로 인화할 수 있고, USB 메모리와 SD카드도 본체에 꽂아 바로 사진 인화가 가능하다. 특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i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기기는 '에어프린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 별도의 전용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사진을 출력 할 수 있고, 본체 상단에 'Wi-Fi 버튼'이 추가돼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사진 출력을 할 수 있다.

약 860g의 무게에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의 콤팩트한 사이즈에 탈·부착 가능한 외장 배터리와 전용 파우치도 제공한다. 하지만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을 갖고 싶은 소비자라면 이 제품 보다는 피킷이나, 포포처럼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 더 났다. 핸드백에는 당연히 넣을 수 없고, 에코백에 넣으면 가방이 축 쳐져 볼품이 없다. 그렇다고 파우치만 덜렁덜렁 들고 다니자니 꼭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성가시다.

색상은 화이트와 베이비 핑크, 블랙 총 세 가지로 구성됐다. 제품 가격은 14만5천 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잉크 카트리지와 인화지인데, 잉크 카트리지 2개와 108장의 RP인화지를 한 세트로 판매한다. 한 개 당 54장의 사진을 출력할 수 있으며, 가격은 3만6,900원이다. 4x6사이즈는 장당 340원, 크레딧 카드 사이즈는 장당 416원, 8분할 사진은 장당 833원인 셈이다. 큰 사이즈의 사진은 저렴하지만, 일반 사진인화 사이트에서 8분할 사진을 출력하는데 800원이니 작은 사이즈의 사진은 캐논 셀피 CP1200다 좀 더 비싼 편이다. 

구매지수 : 89점
Good : 사진관처럼 선명한 화질과 색감
Bad : 휴대용이 필요하다면 후지 피킷이나, LG 포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