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니 MDR-1AM2
MDR-1AM2와 MDR-1A의 결정적인 차이는 크기에도 있다. 훨씬 작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였고 무게까지 가벼워졌다. 전작이 225g이었는데 1AM2는 187g으로 200g도 채 되지 않는다. 38g정도 무게를 줄인 것인데 같은 크기의 드라이버를 더 작은 하우징 안에 넣은 것이다.
멋진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 작아진 크기도 음질 앞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MDR-1AM2은 외관 뿐 아니라 음질도 아예 달라졌다. 1A가 소니 특유의 벙벙대는 저음을 그대로 간직한, 팝이나 힙합 편향적인 모델이었다고 한다면 1AM2는 고음부를 개선함으로써 플래그십 모델다운 균형잡힌 소리를 들려주는 데 성공했다. 30만원대 포터블 헤드폰이 이정도 소리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서 상당한 놀라움을 느꼈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데 말이다.
소니 MDR-1AM2. 모노톤으로 촬영한 사진.
소니 MDR-1AM2 음질 향상을 위해 드라이버 크기 외에 모든 부분을 새로 설계했다. 1세대 MDR-1R(1A 이전 버전)의 진동판은 액정 폴리머 필름을, 2세대인 MDR-1A는 액정 폴리머 필름에 알루미늄 코팅을 더해 고음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MDR-1AM2의 진동판 소재는 1A와 같은 알루미늄 코팅 LCP를 사용하지만, 중앙부 돔을 크게 개선했다.
드라이버 유닛의 구조도 바꿨다. 2016년 출시한 소니 플래그십 헤드폰 MDR-Z1R에서 채용한 프로텍터인 ‘피보나치 패턴 그릴’을 채용했다. 프로텍터는 진동판을 지키는 것이 주된 역할인데, 피보나치 수열을 참고로 한 곡선 패턴을 채용해 균일하게 구멍이 뚫려있다. 덕분에 공기 전달을 저해하지 않아 자연스로운 고음을 실현한다.
소니 MDR-1AM2. 모노톤으로 촬영한 사진.
MDR-1AM2의 또 다른 특징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3.5mm 스테레오 플러그와 함께 φ4.4mm 밸런스 표준 플러그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별도 옵션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기본 케이블로 포함해서 소니 ZX300같이 φ4.4mm 밸런스 출력이 가능한 워크맨을 사용하면 고음질을 바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음향 기기는 케이블 하나만 바꿔도 음질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φ4.4mm 밸런스 연결을 사용했을 때 음질이 개선되는 것은 쉽게 감지할 수 있다.
MDR-1AM2를 일주일간 사용해본 소감은 가격 이상의 헤드폰이란 것이다. 고음질을 모토로 내세운 소니 헤드폰은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기자에겐 어딘가 불편한 딱딱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장벽이 됐다. MDR-100ABN이나 MDR-100AAP도 그랬다. 물론 가격에 꽤 차이가 있지만 소리를 대하는 철학은 큰 틀에서 다를 수 없기에 1AM2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참을 듣고 난 후 드는 생각은 어쩌면 현재 가장 추천할 만한 헤드폰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고음에 선명한 보컬, 탄탄한 저음과 맛깔 난 댐핑, 완벽에 가까운 차음성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최신 헤드폰인데 왜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그런 헤드폰도 있는 게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하루 종일 배터리 걱정 없이 제대로 된 고음질을 즐기려면 아직은 유선이 답이다. MDR-1AM2가 지향하는 바를 이 부분에서 감지할 수 있다. 멋진 헤드폰으로 고음질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소니의 플래그십 헤드폰. 그게 바로 MDR-1AM2다.
구매지수 : 88점
Good :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외관, 착용감, 기대 이상의 음질
Bad : 소니 특유의 개성은 많이 반감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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