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업계를 휩쓴 핀테크 열풍으로 이제 결제할 때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게 됐다. 브랜드마다 따로 발급하는 멤버십 포인트 카드와 혜택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여러 개의 신용카드는 그 동안 뚱뚱한 지갑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속으로 모두 들어가 소비자들의 손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고 있다.
'카드체리' 역시 이런 핀테크 서비스의 일환으로, 보다 편리하고 스마트한 소비생활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카드체리의 변성우 대표와 서비스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카드체리 주식회사는 언제 설립되었으며 어떤 철학으로 시작한 회사인가?
'카드체리'가 주식회사로 정식 설립 시점은 2015년 11월 18이다. 주변의 투자도 있었지만 보다 투명한 회사 체계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식회사 구조가 더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투자를 결정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카드체리'가 금융소비자에게 유용하고 편리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개인 맞춤화된 올인원 서비스라는 점에 주목했다.
Q. 변대표님의 경력이 궁금하다. 특별히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이 있는가?
졸업 후 제조업 위주 직장 경력이 30년이 넘는다. 그래서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 고객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본부장이나 직원들은 창조적인 마케팅이나 홍보도 중요하다고 반론이 만만치 않다.(웃음) 이 부분은 내 생각이 좀 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전부터 부업이자 취미 생활로 가지고 있던 것 중 하나가 검색 조건을 입력하면 원하는 상품을 골라주는 '스마트 서치(smart search)' 기능을 이용한 개발과 사업화였다. 실제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여행 상품 검색 서비스를 개발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는 신규 여행 상품 등록이 너무 어렵고 상품 정보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 결국 사업을 접었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그 사업을 그만둔 것에 대해 더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다 5년 전쯤 스마트서치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신용카드 분야에 접목한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간단한 알고리즘과 데이터 구조였으나 신용카드별 혜택이 제공되는 여러 조건을 반영하다 보니 훨씬 더 복잡한 데이터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면 특정 신용카드의 휴대폰 혜택 계산이 처음에는 30개 정도의 기초 데이터로 충분했으나 지금은 최대 120개 기초 데이터를 이용하여 휴대폰 혜택을 계산하도록 개선되었다. 데이터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이를 수 초 내에 처리하여 원하는 카드를 검색하여 추천하거나 실시간 혜택 금액 계산, 여러 개 카드에 대한 혜택 금액 계산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이 계속되어 작년 연말경에 초기 개발 버전을 완성했다.
Q. 형제인 변창우 본부장의 경력으로 보면 '카드체리'의 탄생이 이해가 간다. 함께 일하는 데 장단점이 있다면?
카드체리 변성우 대표(사진제공=카드체리)
사실 본부장이 없었다면 '카드체리'의 사업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내가 제안했지만 이를 고민해 다각적으로 보완하고, 현실화 시킨 최초의 투자자이자 스폰서, 동업자가 변 본부장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카드 분야의 역학적 구도나 네트워크를, 변 본부장은 마케팅과 홍보 분야를 주도해 업무를 진행했다. 각자의 전문 영역을 나누어 활동하는 것은 매우 장점이 많다. 서로 분야가 다르므로 각자의 영역에 충실할 수 있다. 반면 서로 다른 산업 분야에서 강기간 직장 경험을 가졌던 터라 자신의 판단을 먼저 앞세운다는 단점은 있다. 주로 나 때문이긴 하지만….(웃음)
하지만 주로 상대방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방 입장이 옳은 경우를 경험하면서 내부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아무래도 형제이다 보니 지식과 경험은 다르나 기질적인 부분이나 궁극적인 지향점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본다.
Q.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수십 차례 여러 사람을 만나서 우리 서비스를 시연하면 '와!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정말 그게 가능해요?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성공할 거예요.' 라고 놀란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한 투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대부분은 '그래요? 좀 더 성과가 나오거나 시장에서 증명되면 분명히 투자할 수 있을 텐데….' 라고 말을 흐린다. 투자가 필요한 건 지금이고 그 때가 되면 더 이상 투자가 필요하지도 있을 텐데 말이다.
모바일 사업을 바라보는 주체들의 유연성에도 차이가 많다. 국내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카드체리'가 제공하는 위치 정보 서비스 때문에 방송통신 위원회에서 서류 제출 요구가 있었고 앱에 설치된 다른 사이트 링크 하나 때문에 앱 등록이 거절되는 사례도 있었다.
또 개발에 거의 1년이 소요되면서 인력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았는데 감감 무소식이거나 출근 첫날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당일 저녁에 문자로 못 다니겠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Q. '카드체리'라는 서비스의 유래에 대해 궁금하다.
'카드체리'는 '카드'와 '체리'의 합성어다. 카드는 신용카드에서 따왔고 '체리'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혜택만 찾아서 이용하는 '체리피커(Cherry Picker)'에서 가져왔다. 즉, 소비자들은 '카드체리'를 이용해 자신만의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카드를 찾을 수 있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카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Q. 카드사와의 제휴가 필수적인데, 제휴에 어려움은 없었는가?
국내의 다양한 카드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터라 마케팅이나 발급 업무 협력에 대한 제휴에 대해서는 별 문제 없었다. 다만 카드 발급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점유율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카드 발급 이후의 이용자에 대한 유용한 서비스가 위축되거나 신규 발급만을 중시하는 풍토가 조성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카드사 제휴가 좀 더 진척된다면 이용자가 요청한 다양한 결제 관련 서비스, 예를 들면, 주유나 자동차보험 실적이 있는 이용자에게 자동차 보험, 학원비 지출이 큰 이용자에게는 학원비 혜택, 해외 여행이 많은 이용자에게는 항공권, 해외결제, 여행사 할인 혜택이 가장 큰 가맹점과의 제휴 등을 포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여타 카드 또는 핀테크 관련 앱에 비해 '카드체리'가 갖는 차별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우선 '카드체리'는 단순히 하나의 카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아닌 종합적인 실시간 카드 혜택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유한 카드나 관심카드를 등록한 후 추천되는 카드와 비교하여 연간 혜택 금액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카드를 여러 개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똑똑한 씀씀이' 기능을 이용해 각각의 카드 혜택이 얼마나 되고 어느 항목에 얼마나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추천 받아 카드를 추가하거나 없앨 수 있다. 특정 이용 장소나 가맹점에서 이용 실적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보유카드나 다른 카드의 혜택금액을 알려주므로 이용자는 결제하기 전에 어느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카드체리'는 신용카드 발급뿐 아니라 이용 과정에서의 다양한 정보도 병행해 제공함으로써 앱 하나로 신용카드의 모든 관리가 가능하다. 보유 카드의 이용 금액 초과, 이벤트 정보, 혜택 변경 등에 대한 알림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신용카드 통계 정보 등을 이용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Q. '카드체리' 사용자에게 주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첫째로는 공정하고 편견 없는 카드 추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결국 이용자가 적지 않은 금액을 아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가치다. 신용카드 회사간의 치열한 경쟁, 검색 시장의 과점 체계, 카드 발급 수수료 혜택 등으로 인해 이용자가 아닌 서비스 공급자에게 유리한 카드를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현상의 개선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마케팅이나 홍보가 아닌 이용자에 대한 유용한 가치가 카드 추천의 첫번째 원칙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이용자에게 합리적인 소비의 가이드라인과 절약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자신의 소비 규모나 소비패턴에 따른 소비 규모 관리나 카드의 유지나 폐지 등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계획과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의 발급과 이용에 있어서 좀 더 객관적인 판단 기준과 좋은 카드 상품의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기 보다는 실제 많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카드 상품이 개발됨으로써 모든 이해 당사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를 희망한다.
Q. 후속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 알려달라.
우선은 연내 현재 출시된 웹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고 신규 앱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개발 과정에서 파생된 문제로 지금도 이용자들이 다소 미흡하게 여기는 화면 설계와 디자인 향상이 필요하고, 현재 수준 대비하여 더욱 추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조 변경과 알고리즘 개선도 추진 중이다.
다음 단계로는 이용자들에게 좀 더 능동적인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주로 O2O(Online-to-Offline) 서비스에 관련된 부분이 될 것이다. 이용자의 소비패턴 변경 시 가장 좋은 추천카드 정보를 정기적으로 알려주고, 특정 결제 건에 대해 가장 혜택이 많은 카드로 결제했는지 리뷰해주는 서비스 등을 기획 중이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지는 각 가맹점별로 이용자에게 각종 혜택 정보나 행사를 알려주는 서비스로의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Q. 모바일 앱 사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스스로도 30년 직장 생활과는 또 다른 경험을 수없이 했기에 사실 경험해보지 않고 쉽게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아이템이 무엇이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한지를 스스로 잘 평가하는 것이 성공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다. 시류에 편승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단순히 모바일 영역으로 옮겨오는 것은 혹 운이 좋아 일정 부분 성취는 가능해도 장기적인 성공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즉, 모바일 앱이 가지는 고유한 장점과 한계를 잘 고려해 앱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이나 상품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욱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천천히 가고자 하는 인내심이 스타트업의 숙명이다. 급하면 일을 망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가능성이 더욱 많아지므로 어떤 목표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성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이행하겠다는 꾸준한 인내심을 기르고 사업에 임하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사업에 대하여 가지는 비전의 크기만큼이나 주변인이나 사회에 대하여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가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그래야 혹 실패나 큰 어려움이 닥쳐도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과 동료들의 힘으로 재기하거나 다른 길로 전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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