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앱VS앱] 직방 VS 다방: '눈으로 보지 않고 집 사는 시대' 올까?

김인욱 기자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5.04.14 13:26 / 수정 2016.01.22 15:31

2013년 1월 겨울이었다. 인천에 살던 나는 신혼집을 찾아 낯선 동네인 서울 은평구를 찾았다. 시댁식구들, 남편과 함께 무작정 찾아나서는 우리집 찾기. 불광동에서 연신내 근방으로 이미 위치를 정해 놓고 시작했지만 추운 날씨에 '분양'이라는 글자만 찾아 이곳 저곳 찾아 다니기는 녹록지 않았다.

꽁꽁 언 길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볕은 잘 드는지, 출퇴근은 용이한지, 가격은 맞는지, 엘리베이터는 있는지 등등 찾고 또 찾았다. 전문 지식이 없으니, 살펴보던 집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인에게 의지한 면도 없지 않았다. 추천해주는 물량 안에서 이곳 저곳 살필 뿐, 피곤한 하루를 보내니 더 이상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2년여란 시간이 지나고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런 저런걸 더 따져보지 못하고 결정해버렸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부동산 앱 '직방'과 '다방'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에 '발품을 줄여준다'는 부동산 앱들이 광고가 솔깃하게 들린다. 정말 그러할까? 몇 년이 지나니 대충 겉만 보고 선택했던 '빈틈'들이 새록새록 보이는 집.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이젠 집을 구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제법 노하우가 생긴 것 같은데... 2년차 '아줌마'의 깐깐한 눈으로 부동산 앱의 두 경쟁자를 비교해 보기로 했다. 500만 다운로드의 원조 복덕방 앱 '직방'(2011년 출시)과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무서운 후발 주자 '다방'(2013년 12월 출시)을 비교해봤다.

'직방' 초기 화면(左)과 '다방'의 초기 화면(右)

'직방', '다방' 모두 해당 집이나 방의 위치를 기반으로 앱 메인 화면을 꾸몄다. 원하는 물량이 해당 지역에 얼마나 있는지를 이용자가 원하기 때문이다.

'직방'은 '지도에서 방 찾기 기능', '단지로 방 찾기' 등 지도를 기반으로 한 방 찾기 기능을 지원한다.

'직방'은 지도에서 방 찾기, 오피스텔 단지로 방 찾기, 지하철 역으로 찾기 등으로 원하는 물량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홍대입구역'을 클릭하면 근방 5분, 10분, 15분 거리의 물량을 알려준다. 홍대입구역 근방 15분 거리의 물량을 검색하면 973개가 주르륵 보인다.

또 하나 오피스텔 단지로 방 찾기는 해당 지역을 검색한 후 지도 위에 그려진 오피스텔을 클릭하면 물량의 명칭과 수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어 편리하다.

'다방'은 관심 지역이나 지하철역, 대학가 등 위치에 따른 검색 기능을 지원한다. 오른쪽 화면의 '360˚ 보기' 기능은 직접 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집의 구조를 잘 보여준다.

'다방'은 검색란에 관심지역이나 매물 번호를 넣어 찾을 수 있게 했고, 지하철역 검색, 지역 검색 대학가 검색, 최근 검색 등 해당 위치에 따라 세부 항목으로 저보증금, 오피스텔, 직거래 매물, 주차가능, 반려동물 가능 360˚ 매물을 찾아 볼 수 있게 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주거지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지하철역 검색에선 반경 750m 내 매물을 보여주는데, 강남역 2호선을 클릭하면 25개씩 묶어 나열된 644개의 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지역별 360˚ 매물 보기는 집의 구조를 이해하기 쉽게 한다. 사진을 클릭해 좌우로 움직이면 직접 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직방(左)'과 '다방(右)'에서 제공하는 매물 상세 정보 화면. '직방'은 가까운 전철역 정보를, '다방'은 반려 동물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점이 눈에 띈다.

'직방'은 해당 물량의 사진, 보증금, 월세-전세, 등록번호, 주소, 인근전철역, 층/건물 층수, 크기, 구조, 건물형태, 옵션, 관리비, 관리비 포함항목, 주차, 엘리베이터, 입주가능일, 상세설명, 위치(지도보기, 로드뷰), 등록자 정보, 해당 물량을 게재한 부동산 중개인 이름과 연락처로 구성돼 있다.

해당 물량의 등록번호를 공개하고 깔끔하게 한 눈에 볼 수 있게 구성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질문과 답변란이 있어 궁금한 점을 바로 질문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물량을 게재한 부동산중개인의 신상 밑에 다른 이용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스마일 마크와 내용이 게재 돼 있어 중개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없어 아쉽다.

'다방'은 사진, 보증금/전월세 가격 (보증금 조절 금액 확인), 방 종류, 방 크기, 해당층수, 관리비, 관리비 포함내역, 입주가능일, 옵션사항, 주차, 반려동물, 난방종류, 상세설명, 위치 및 주변 편의시설(로드뷰, 지도보기), 편의시설 보기, 이사견적 받기, 부동산중개인 이름과 연락처, 해당 중개인의 매물 더 보기, 허위매물 신고하기, 문의하기로 상세페이지를 구성했다.

'직방(左)'은 '다음(DAUM) 지도'와 연계해 해당 매물까지의 위치 정보를 로드뷰로 제공하고 있다. 한편 '다방(右)'은 '이사모아' 앱과 제휴를 통해 이사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방(左)'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클린 피드백'과 '헛걸음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방(右)' 또한 허위 매물을 신고할 수 있는 '허위 매물 청정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주변 편의시설 보기, 이사견적 받기(이사모아 앱과 연계), 허위매물 신고하기를 하단에 큰 비중을 두고 정리해 놓았다는 것. 주변 편의시설 보기에서 지하철역, 편의점, 카페, 은행, 관공서가 해당 물량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근접해 있는지 알 수 있어, 생활 편의성 정도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한편 허위 매물 신고하기를 부동산 중개인 신상 바로 밑에 큰 글씨로 배치해 놓은 점도 신뢰도를 높인다. 다만, 이사 견적받기의 경우, 개인 정보를 기입했는데도 바로 견적을 받지 못하고 전화상으로만 받을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때는 광고에 당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금액 노출', '단어 조합 검색'이 필요해!

우리들은 인터넷 검색에 익숙하다. 고로 해당 단어들의 조합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예를 들어, 강남역 5분거리, 보증금 1억, 월세 60만원 등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검색했을 때 조건에 딱 맞는 방이 나온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하지만, 두 앱 모두 해당 지역에 있는 매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설정한 후, 지도를 통해 해당 금액에 맞는 곳을 찾아야 한다. 지역만큼이나 주머니 사정도 원하는 방과 집을 결정하는 가장 큰 척도인데, 매물의 금액은 전면에 나와 있지 않아 아쉽다. '지역'을 거쳐 모든 정보가 귀속되어 있다 보니 매물을 찾는데,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해당 물량의 전체 주소 공개

로드뷰에 나오는 건물이 해당 건물이 맞는지는 직접 찾아가 봐야 알 수 있다. 로드뷰도 해당 건물이 아닌 길거리에 연결돼 있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해당 건물의 이름 정도까지는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건물 외부 사진, 설계도, 360˚뷰 추가

사진을 보고 해당 물량이 맘에 들더라도 집 구조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아쉽다. 종종 설계도가 있는 물량이 보였는데, 사진만 보고 알 수 없었던 배치를 한 번에 알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건물 외부 사진도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건물 외부를 함께 게재한 경우가 더 신뢰감이 들었다. 다방이 도입한 360˚뷰가 실제로 해당 매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러므로 많은 물량에 해당 사진을 넣었으면 한다. 사진에 건물 외부, 설계도, 구역별, 특이사항 별 사진 (중복 게재 없이) 또는 360˚뷰를 올렸으면 한다.

부동산 앱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앱만 보고 방을 구하는 시대가 올까? 라는 질문이 스쳤다. 그리고 생각을 더듬어 보니, 온라인 마켓의 정착이 떠올랐다. 예전에 우리는 "에이~! 어떻게 눈으로 직접 안 보고 물건을 살 수 있어?"라며 매장에서만 물건을 사는 시대에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생활용품, 음식, 선물 등 다양한 물건들을 온라인을 통해 사고 팔고 있다. 온라인 마켓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빠르고 편리하며, '믿을 만 하다'는 인식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신속한 배송, 고객의 컴플레인, 단점을 보완한 새 상품의 출시라는 일련의 피드백 과정이 계속되면서 온라인 마켓은 신뢰도를 높여왔다.

부동산 앱도 온라인 마켓처럼 집을 팔려는 부동산중개인(직거래자)과 이를 사려는 세입자(구매자)가 존재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온라인 마켓과 다르지 않다. 바로 빠르고 편리하고 '신뢰감 있는 거래'다. 현재 '직방'이 하고 있는 클린캠페인, 헛걸음보상제, 직방요원이나 '다방'의 허위 매물 청정 캠페인-낚시금지는 신뢰를 쌓아가는 중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해당 매물에 대한 평가를 상세 페이지 내 하단에 배치하고 허위매물로 밝혀진 물량과 부동산중개인을 공개하는 각고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렇게 부동산 앱이 우리 생활에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마켓이 갖추었던 신속, 편리, 신뢰라는 이 '삼박자'를 빠르게 정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들도 진짜 "눈으로 안보고도 집을 사는 시대"에 한걸음 빨리 도달하지 않을까?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