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파이카메라(iSpy camera)가 앱스토어 인기순위 상위에 랭크되고 네티즌 사이에서도 화제다. 영국, 한국, 이탈리아, 스웨덴, 일본, 홍콩, 호주에서 유료 앱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었다.
세계 곳곳에 설치된 공공기관을 비롯해 민간이 설치한 CCTV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보여주는 앱인데 그야말로 전 세계 구석구석의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왜 이토록 아이스파이카메라가 주목받는 것일까?
먼저 아이스파이카메라의 사용해봤다. 첫 화면에서 보여지는 여러 개의 영상들 중 보고 싶은 영상을 한번 터치하면 확대된다. 일부 영상은 콘트롤 버튼이 나오는데 이걸 누르면 CCTV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볼 수도 있다. 콘트롤버튼이 빨간색이면 카메라를 조절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콘트롤버튼이 녹색이면 카메라 각도를 바꾸고 확대•축소하는 등 현장을 임의대로 볼 수 있다. 영상을 보다가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두 번 터치하면 된다.
후지산으로 흘러가는 용천수가 강 바닥에서 끊임없이 솟아나고 있는 이 장면은 일본 시즈오카의 카키타강에 설치된 CCTV다. 일본 환경성에서 선정한 가장 좋은 물 100선 중 한 곳이다. 여행 책에서 접할 수 없을뿐더러 현장에 가도 물 속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스웨덴의 어느 아이스하키 경기장이다. 운이 좋으면 아이스하키 경기 실황을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런 사례는 또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수영장이다. 남녀가 데이트하고 있는 상황이다.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지만 사생활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면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장면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생활 노출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PC 모니터 뒤에 광고문구를 붙여놓았다. CCTV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웹 사이트를 홍보하고 있는 현장이다.
아무래도 아이스파이 카메라가 한 네티즌이 말한 것처럼 “내가 모르는 사이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최고 평점으로 올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나 “하루빨리 이와 관련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걱정하는 것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이 앱에는 국내 CCTV의 영상은 많지 않을뿐더러 얼굴을 알아 볼만큼 화질이 좋거나 줌인(zoom in) 기능이 확실한 것도 없다. 유저들로부터 인기있는 영상들을 순서대로 제공하고 있는 탑 랭크 리스트에는 CCTV가 설치된 곳 앞에 새가 둥지를 튼 모습이라든지 팬더곰, 북극곰, 강아지들이 사는 우리, 북극의 모습, 소가 먹이를 먹는 모습, 수족관 등 이색적인 영상이 랭크되어 있다.
언론에 들끓던 몰래 남의 사생활을 염탐할 만한 영상은 드물다. 특히 CCTV의 IP를 공개한 경우에만 앱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집중되고 있는 목욕탕이나 락커룸의 CCTV영상이 노출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목욕실과 탈의실, 발한실에는 CCTV를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국내 목욕탕 CCTV가 앱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노출된다면 두고 볼 일이 아니라 신고해야 마땅하다.
아이스파이 카메라 앱에 열광하는 요인이 단순히 사용자들에게 엿보기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서만 아니고, 그렇다고 방안에서 전 세계를 가상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만도 아닐 것이다. 21세기의 겨우 10분의 1이 지난 지금 미래 학자 자크 아딸리가 21세기에 대해 예측한 ‘하이퍼 세계’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아이스파이카메라의 인기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흥분과, 스마트폰의 출현 이후 기술 발전에 더욱 가속도가 붙으며 앞으로 변화될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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